북한은 전날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해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라고 31일 확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화성-12형이 상공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전날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은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었다고 31일 확인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 목적이 생산·장비중인 화성-12형의 ‘선택검열’이었다고 밝혀 화성-12형이 이미 전력화됐음을 우회적으로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30일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 있는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선택검열하고 전반적인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미 생산해 배치한 화성-12형 가운데 무작위로 골라 시험발사했다는 의미로 화성-12형을 전력화해 실전배치중이라는 얘기다.

통신은 계속해서 “국방과학원은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해 우리나라 서북부지구에서 조선동해상으로 최대고각발사체제로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고도 2000㎞, 비행거리 800㎞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특히 “국방과학원은 미사일 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 화상자료를 공개했다”며 관련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 열도의 일부가 확인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신은 끝으로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화성-12형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효과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전날 시험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해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라고 31일 확인했다.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때 공개한 화성-12형 자료사진. [헤럴드DB]

북한의 화성-12형 시험발사는 한반도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 2017년 9월 이후 4년 5개월여 만이며 이번이 7번째다.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는 약 5000㎞로 500~650㎏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번에 화성-12형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장면도 공개했는데 안정성과 기동성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발사현장을 참관하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해 들어 잇달아 미사일 무력시위를 감행하다 급기야 IRBM 카드까지 빼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은 이미 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통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를 예고한 상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성-12형 발사를 통해 ICBM 발사 가능성과 모라토리엄 파기 임박을 알리는 압박의 성격을 지닌다”며 “북한은 2017년에도 화성-12형 발사 성공 이후 화성-14형과 화성-15형 발사로 빠르게 사거리 확장을 시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