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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지보상 돈벼락’ 인니 마을 주민들 1년만에 ‘한탄’…왜?
마을 주민들이 토지보상금으로 구입한 자동차를 실은 트럭들이 마을로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트리뷴뉴스]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한 마을 주민들이 국영 석유회사에 땅을 팔아 일약 벼락부자가 돼 부러움을 샀지만 불과 1년 만에 취업을 요구하며 집단 시위에 나섰다.

27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동부자바 투반군 수무르그능(Sumurgeneng) 마을 주민들은 최근 자신들의 땅을 매입해 정유공장을 짓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단체로 시위를 벌였다.

이들 주민들은 “땅 판 것을 후회한다. 더는 농사를 짓지 않으니 고정 수입이 없다”며 “자신들을 경비원 등으로 빨리 채용해 달라”고 일자리를 요구했다.

앞서 이들은 작년 2월 정유공장 부지를 마련하려던 국영 석유회사 퍼르타미나에 땅을 팔아 벼락 부자가 됐다.

이들은 평균 80억 루피아(6억3000만원) 정도씩 토지 보상을 받아 집집마다 앞다퉈 자동차부터 구입했다. 이 사실은 마을 진입로에 새 차를 실은 트럭 수 십 대가 줄지어 들어가는 동영상이 SNS에 퍼져 화제가 됐었다.

당시 마을 이장은 “땅을 판 사람 가운데 90%가 새 차 구매 계약을 하거나 75%가 대체 토지를 샀고 50%가 새 집을 짓고 있다”며 “새 차 176대가 마을에 배달됐다”고 말했다.

이후 비싼 새 차를 샀지만 운전을 못 하는 주민들이 사고를 냈다는 소식이 잇따랐고, 마을에는 보상금으로 동업을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들부터 사우디 성지순례 상품 판매자까지 북적였다.

최근 시위에 참여한 주민은 “1년 전 땅과 집을 퍼르타미나에 판 것을 후회한다”며 “고정 수입이 없다 보니, 기르던 소 3마리를 팔고 이제 소 3마리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2.4헥타르의 땅을 25억 루피아(2억원)에 팔았는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데 쓰고 나니 저축만 조금 남았다”며 “전에는 옥수수와 고추를 심어 수확할 때마다 4000만 루피아(335만원)씩 벌었는데, 이젠 그런 게 없다”고 후회했다.

이어 “내가 농사짓고 있을 때 정유회사 측에서 땅을 팔라고 자주 찾아왔었고, 땅을 팔면 아들을 취직시켜준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았다”며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시위 소식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그 많은 목돈을 다 썼을 리 없고, 그저 더 받아내고 싶을 뿐”, “농사짓던 사람들이라 세상 물정을 잘 몰라 목돈을 지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등 비판와 동정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특히 땅 주인은 목돈이라도 받았지만, 이 마을에서 땅을 빌려 농사짓던 소작농들은 더는 농사를 짓지 못해 생활고에 빠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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