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하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CLI)가 5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경기 순환의 전환점 신호를 빨리 포착하기 위해 고안된 지표로, 6∼9개월 후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특히 지수 내림세는 향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20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01.2로 작년 11월(101.3)보다 0.09% 하락했다. 우리나라 경기선행지수는 2020년 5월(98.5)부터 지난해 7월(101.7)까지 15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작년 8월(101.6) 하락 전환한 뒤 9월(101.5), 10월(101.4), 11월(101.3), 12월(101.2) 등으로 5개월 연속 떨어졌다.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향후 경제성장 속도가 장기 추세보다 느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대로 전월 대비 상승하면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향후 국내총생산(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장기 추세를 밑돌 것으로 예측한다.
우라나라의 경기선행지수가 지난달 기준 101.2이고 하락 추세인 것은 6∼9개월 후 우리나라 GDP 수준이 장기 추세를 웃돌긴 하지만 경제성장 속도는 장기 추세보다 느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수 내림세는 경기 회복의 속도가 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통계청이 발표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작년 1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이상 하락하면 경기 순환 국면의 전환점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은 향후 수출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OECD는 캐나다와 독일, 이탈리아, 영국, 일본 등 몇몇 주요 국가의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19 충격 이후 강하게 반등했던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가 머지않아 수그러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나다와 독일, 이탈리아, 영국의 지수에선 모멘텀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일본과 유럽 지역은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긴 하지만 지수의 정점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지수는 안정적인 성장을 가리키긴 하지만 장기추세를 밑도는 수준이고 중국 역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지수 수준도 장기 추세를 밑도는 것으로 전망했다.
OECD 회원국의 작년 12월 경기선행지수는 100.5로 전월 대비 0.06% 하락했다. 작년 8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내렸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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