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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전 지지율…‘연락두절’ 심상정 결단의 끝은
의제설정 실패…대안 정당이 ‘대안부재’
정의당 “사퇴는 아니다…일정 재개 미정”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심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알린 일정 중단의 이유다. 여기엔 당의 총체적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당이 주도하는 대선정국에서 5%를 밑도는 지지율, 의제설정의 한계에 정의당의 고질과 같은 후속 인재 부재 등도 일정 중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선대위도 심상정 의원실도 심 후보와 연락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이 어떤지 계속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것은 선거 전반에 대한 것이다. 외적인 상황도 있고 후보의 당 선거운동 과정에 대한 진단 평가도 있을 것이다”며 “최근에 (심 후고의) 고민이 깊었던 것 같다. 특정 사건이 계기가 아니고 전반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인 듯 하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심 후보의 사퇴론에 대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둔 상태다. 심 후보의 일정 중단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정이다. 이날 예정됐던 상임선거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와 함께 개최하는 정책간담회, 돌봄현장방문 일정, 유튜브 방송 일정 등 역시 모두 잠정 중단됐다. 정의당 관계자는 “일정이 언제 재개될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모든 것이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의 일정 중단 첫 원인은 지지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2.2%로 집계됐다. 이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의 3.2%보다 낮은 수치다. 역대 대선 결과로 놓고봐도 심 후보의 지지율은 저조한 수준이다. 정의당의 전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1997년 대선에서 1.19% 득표했고, 2002년 대선에선 같은 후보가 3.90%를 얻었다. 공교롭게도 심 후보의 일정 중단 발표는 허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온 당일 이뤄졌다.

심 후보는 전날 열린 한국기자협회 토론회에서도 지지율에 대해 “제가 대안으로서 국민에게 아직 믿음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답답하고 또 많은 고민이 된다”며 “곧 여러모로 성찰의 결과를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의당이 처한 상황 역시 심 후보를 고민케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심 후보가 내건 1호 공약은 ‘전국민 주4일제 실시’였으나 그다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공약에 힘이 실리기 위해선 지지율이 받침돼야 하는데 5% 안팎의 지지율에 머물렀던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심 후보가 내세운 비정규직 평등수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정수당’과 공약이 겹치고, 민주당 역시 ‘주4일제’를 검토키로 하면서 대안으로서의 선명한 색채가 부재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의당의 고질로 꼽히는 대안인물 부재 역시 심 후보의 고심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가 4번째다. 심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은 대선 후보로서의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아직도 심상정이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당내 경선에서 심 후보는 이정미 대선 경선 후보와 결선까지 가서 51%를 얻어 신승했다. 정의당은 김종철 대표가 성추문 의혹으로 자진사퇴 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심 후보는 대형마트 의무 휴일 도입을 처음 주장했었다. 처음에는 공산주의라는 비판도 받았으나 현재는 이마트 등이 주말에 쉬게 된 시작이 바로 심 후보였다”며 “그러나 이제는 거대 양당 사이에 끼어 대안 정당으로서의 의제설정에 실패했다.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배두헌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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