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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자흐 사태, 서방 vs 러 갈등 키우나
유혈충돌 파장…국제유가 급등
美 국무부 “러 파견 면밀히 주시”
EU 집행위도 자주권 존중 촉구
러 내부 “카자흐 사태는 美 선동”
WTI 하루만에 2.07% 급상승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러시아군이 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한 공항에 도착해 군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P]

카자흐스탄에서 발생한 무장 시위대와 진압 군경 간의 유혈 충돌 사태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서방국과 러시아 양측 간의 갈등 고조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평화 유지군이 카자흐스탄에 파견된 것을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선 카자흐스탄 사태가 미국이 선동한 것이란 주장이 고개 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제유가까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카자흐스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데 대해 “보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과 세계는 인권침해(여부)를 지켜볼 것”이라며 “헌법기관 장악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또한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CTSO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에 평화 유지군을 파견했다. 특히, 러시아는 공수부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 유지군은 이날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임무 수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CSTO 평화 유지군이 훈련이 아닌 실제 작전에 투입된 건 처음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같은 날 러시아를 향해 카자흐스탄의 자주권과 독립성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시위 진압과 질서 유지를 빌미로 러시아가 인권을 유린하거나 카자흐스탄 내정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도록 서방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카자흐스탄 사태 원인이 미국의 간섭 때문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0일 미·러,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러, 1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러 간 연쇄 협상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이 카자흐스탄을 선동해 러시아가 서쪽 국경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주장이 일부 언론과 비평가들 사이에서 나고도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날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친 주장(crazy claims)”이라 일축했다.

가스값 급등에 따른 민생불안으로 촉발된 시위는 정부를 향한 반감으로 번지며 연초부터 최대 도시 알마티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했다.

러시아 타스·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이날 유혈 시위 사태로 10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그중 400명이 입원했고 60여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내부부는 지금까지 시위 가담자 2298명이 체포됐으며, 무기를 내려놓길 거부하는 자들은 사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오후 “알마티 시위 진압 과정에서 보안요원 13명이 숨졌고, 그중 2명은 참수당했다”고 알마티 치안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전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금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자흐스탄 전 에너지부 장관으로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며 ‘카자흐스탄 민주 선택당(QDT)’을 이끌고 있는 무흐타르 아블랴조프는 이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정권 종말이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화 유지군 주둔을 ‘점령’으로 봐야 한다며 “국민들이 항의에 나서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많이 개입할수록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처럼 ‘적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사태는 국제유가에도 곧장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2.07%) 상승한 배럴당 7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 역시 지난해 12월 27일 2.4% 이후 최대폭이다.

코메르츠방크의 바바라 람브레츠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카자흐스탄 상황이 점점 긴장되고 있다”며 “현재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라고 짚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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