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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문재인과 다름’ vs 尹 ‘문재인은 나쁨’
부동산정책, 文정부와 다르다는 李
‘문재명’ 한데 묶고 분노 지피는 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강문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연일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소환하고 있다. 둘 다 현 정부를 때리는 것 같지만 결은 확연히 다르다. 이 후보는 문 정부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문제 등 정책적으로 선명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고, 윤 후보는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 세력을 싸잡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정권교체론’ 재점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역전하는 추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에 대한 두 후보의 전략이 신년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李 “文정부 부동산 실패 분명”…한층 선명해진 차별화 = 이 후보는 전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사과 말씀을 하실 정도였으니까 분명하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자신은 부동산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문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르게 할 것이란 메시지다. 그는 자신의 부동산 감세 카드 일부가 청와대와 정부 반대에 부딪히는 등 당청, 당정 갈등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서도 “다름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문제가 청와대·정부 반대에 직면하자 “안 되면 대선 후에 하면 된다”고 뜻을 굽히지 않은 바 있다.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집권여당 후보로서 불가피한 수순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기류가 흘렀다. 문 대통령이 40% 안팎의 역대급 임기말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민주당에서 친문(親文) 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역전하는 골든크로스가 현실화하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40% 벽을 뚫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진영 결집에 자신감을 얻은 이 후보로서는 차별화를 더 선명하게 가져가도 무방한 상황이 된 것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후보는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역전되는 ‘데드크로스’라고 하긴 했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당 내 여론조사를 돌려보면 ‘골든크로스’가 분명하다”며 “신년엔 완벽한 골든크로스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尹 “참 나쁜 정부…무능·불법의 엉터리 정권” 강해진 메시지 = 국민의힘 선대위를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지율 역전까지 허용하며 위기감을 느낀 윤 후보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썼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를 한데 묶어 ‘문재명’이라고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 일정에서는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 나라를 망쳐놨다”,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윤 후보 부부 및 여동생에 대한 ‘통신 사찰’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사찰에 사이버 전사들, 소위 ‘대깨문’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가지고 인격말살을 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든다”고 했고, “민주당 정권은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정부가 내년 2분기부터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한다는 소식을 두고도 “문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자처하고 있다. 노골적인 관권선거”라며 “문재인 정부, ‘참 나쁜’ 정부다. 민주당, ‘참 나쁜’ 정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메시지 표현이 강해진 것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하락하는 위기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정권재창출’ 대비 10~20%포인트까지 높게 나오던 ‘정권교체’ 여론이 최근 주춤하단 것도 윤 후보에게는 위기다. 지난 20~22일 조사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정권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이 42% 동률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래 마음이 급하면 메시지가 세게 나간다”며 “애초부터 윤 후보의 지지율은 현 정부와 우리 당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투영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점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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