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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경찰, 민주파 언론사 입장뉴스 긴급 압수수색…전현직 간부 6명 체포
29일 홍콩 민주파 성향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 스탠드 뉴스)의 패트릭 람 편집장 대행이 경찰에 체포돼 차량이 오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홍콩 경찰 당국이 29일 선동적 출판물 발간 혐의로 민주파 성향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 스탠드 뉴스) 사무실에 대한 긴급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전현직 간부 6명을 체포했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 내 홍콩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입장신문에 대한 언론 자료를 압수수색 할 수 있는 영장을 발부 받았아”며 “200명 이상의 제복 경찰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선동적 출판물을 발간하려는 음모를 계획 중이란 혐의로 34~73세 남성 3명과 여성 3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체포된 사람들 중에는 전현직 스탠드 뉴스 편집국장들과 대표적인 반중 연예인이자 인기 가수인 데니스 호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데니스 호는 입장신문의 전직 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신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체포된 이들 중 한 명은 현재 홍콩기자협회(HKJA) 회장이자 자사의 인터뷰 부국장인 론슨 챈이라고 밝히면서 경찰이 챈의 집에 도착해 체포 영장을 제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이후 그해 12월에 창간한 입장신문은 민주진영 온라인 매체로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적극적인 온라인 생중계로 경찰의 시위대 탄압을 전달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입장신문은 지난 6월 홍콩 유일의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蘋果日報)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으며 폐간되자 사흘 후 “홍콩에 ‘문자의 감옥(文字獄)’이 왔다”며 모든 칼럼을 내리고 후원금 모집도 중단했다.

당국의 단속에 대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당시 입장신문은 “홍콩에 문자의 감옥이 왔기 때문에 모든 후원자와 저자, 편집자 등을 보호하고 모든 부분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5가지 공지사항을 발표한다”고 고지했다.

그러면서 올해 5월 이전에 게재한 칼럼과 블로그 게시물, 독자 기고 등 모든 논평을 내리고 집필자들과 위험성에 대해 논의한 후 재게재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자사가 자산압류 등 위험에 처할 경우 독자와 후원자들의 돈이 낭비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로 후원금 모집을 중단하고 신규 구독 신청도 받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문자의 감옥’은 과거 중국에서 문서에 적힌 내용이 황제나 체제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필자를 처벌한 숙청 방식으로, 지식인에 대한 탄압을 뜻한다.

지난달에는 입장신문의 청푸이쿤(鍾沛權) 편집장이 가정사를 이유로 사임했는데, 그의 부인은 구속기소된 찬푸이만(陳沛敏) 전 빈과일보 부사장이다.

29일(현지시간) 홍콩에 위치한 민주파 성향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 스탠드 뉴스) 사무실을 홍콩 경찰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청푸이쿤은 자신이 계속 편집장을 맡을 경우 본인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부인의 옥바라지를 위해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콩 경찰은 빈과일보에 2019년부터 실린 30여편의 글이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며 빈과일보 간부와 주필들을 외세와 결탁 혐의로 체포했다. 또 빈과일보 자산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를 동결했다.

빈과일보는 직원 임금 지급 등 운영자금이 없어 결국 6월 24일 폐간했다.

한편, 홍콩 검찰은 전날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74) 등 전 빈과일보 간부 7명을 ‘선동적인 출판물을 출판, 인쇄, 판매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라이는 불법집회 관련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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