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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코로나 종식 새 희망 ‘먹는 치료제’ 조기확보에 사활 걸라

인류가 마침내 백신에 이어 코로나 대유행에 맞설 강력한 신무기 하나를 더 장착하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형태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사용을 승인하면서다. 기존 주사형 치료제와 달리, 삼키면 되는 알약 형태라 처방전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복용할 수 있어 재택치료 환자에 안성맞춤이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까지 효과가 있고 코로나 감염에 따른 입원 및 사망 가능성을 89%까지 낮춘다고 하니 지금 비상사태를 맞고 있는 의료 체계의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과거 신종플루 유행을 종식시킨 ‘타미플루’처럼 코로나를 잡을 ‘게임체인저’가 등장한 것이다.

먹는 치료제 등장은 위증증 환자가 급증하는 한국에도 청신호다. 화이자 알약은 주로 경증 상태에서 중증 악화를 막는 데 쓰인다. 23일 국내 위중증 환자는 1083명, 하루 사망자는 109명으로, 둘 다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환자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정부가 ‘입원 20일 상한 기준’을 마련하고 중증 장기 입원자 210명에게 병상을 비우라고 하자 의료 현장이 큰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팍스로비드가 투입되면 위중증 환자 폭증에 따른 병상대란과 의료인력의 번아웃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역시 물량 확보에 있다. 우리 정부는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30% 정도로 화이자 알약보다 약효가 떨어지는 영국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24만2000명분의 선구매계약을 했지만 화이자 제품은 7만명분만 확보했다. 국내에선 내년 2월께 알약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약효가 좋은 화이자 제품은 사용이 어렵게 됐다. 팍스로비드 제조기간이 9개월에 이르는 데다 이미 생산돼 즉시 납품 가능한 물량은 18만명분에 그쳐 우리가 차지할 몫이 없어서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팍스로비드 10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내년 늦여름이 돼야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 이 정도니 다른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화이자는 내년 공급물량이 1억2000만명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물량을 두고 세계 각국의 물량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먹는 치료제는 백신보다 제조사가 적어 훨씬 더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머크보다 약효가 좋은 화이자 알약으로 확보전이 쏠리는 양상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머크 알약 160만명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로 화이자 알약 200만명분 공급계약을 했다. 한·일 격차가 7만대 200만으로 벌어진 것이다. K-방역의 힘에 도취해 백신 확보 후발주자가 되는 바람에 애를 먹은 쓰라린 경험을 다시 반복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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