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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대 24년만에 톈안먼 사태 희생자 추모 조각상 철거
홍콩 시민사회 1997년 6·4 촛불집회 때 설치
창작자인 덴마크 갈시외트 “덴마크로 보내라”
홍콩대 교정 내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조각상 ‘치욕의 기둥상’이 22일 자정 무렵에 모두 철거됐다. 사진은 10월 13일 조각상이 세워진 교정 모습.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홍콩대 교정에 있던 텐안먼(天安門·천안문) 사태 희생자 추모 조각상이 24년 만에 철거됐다..

홍콩대는 23일(현지시간) 교정에 1997년 설치된 ‘치욕의 기둥상’을 모두 철거했음을 확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홍콩대는 성명에서 “노후화 된 동상을 철거하기 전 외부 법률 자문과 대학의 이익을 위한 위험 평가를 따랐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철거작업은 22일 밤 10시30분부터 시작됐다. 동상 주변으로 흰색 가림막이 쳐진 가운데 헬맷을 쓴 작업자들과 이동식 크레인이 목격됐다. 대학 측이 철거를 명령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뤄진 철거 작업이다.

대학 측은 그동안 조각상의 소유권 문제, 사후 처리와 관련해 법적 자문을 받아왔다.

8미터 높이의 ‘치욕의 기둥’은 덴마크 조각가 옌스 갈시외트의 1996년 작품이다. 그는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중국 반환 전 홍콩 시민사회의 요청에 따라 6·4 추모 촛불집회에 맞춰 이를 제작, 촛불집회 주최 측인 ‘애국민주운동 지원 홍콩시민연합회’(지련회)에 영구 대여했다.

조각상 철거 결정이 알려질 당시 갈시외트 측은 성명을 내고 “조각상에 무슨 일을 하건 모두 문서화하길 바라며, 조각상을 다시 덴마크로 가져와 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23일 새벽 홍콩대 교정에서 작업자들이 '치욕의 기둥상' 일부를 떼어 옮기고 있다. [로이터]

하지만 대학 측은 철거 뒤 조각상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소유자에게 반환조치할 계획임을 알렸다. 대학은 소유권이 지련회에 있다고 보는 반면, 갈시외트는 지련회에 영구 대여해줬을 뿐 구매 계약을 맺은 건 아니며, 소유권도 당연히 자신의 것임을 주장해왔다.

조각상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기려 희생자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조각상 하단부에 ‘톈안먼 학살’ ‘1989년 6월4일’ ‘노인이 젊은이를 영원히 죽일 순 없다’ 등의 문구가 새겨져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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