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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일상이 된 재택근무, 부동산·저출산 돌파구될 수도

고용노동부가 16일 발표한 ‘2021년 고용영향평가 결과’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재택근무 관련내용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떠밀리듯 재택근무를 도입했지만 운영하다 보니 효율성과 다양한 가능성이 입증돼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재택근무는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일상이란 얘기다.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의 절반 이상(55.5%)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현재 수준으로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려는 곳이 대부분이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중단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1.3%뿐이다. 이유는 ‘생산성 차이가 없다’(75.2%)는 것이다. 심지어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곳도 18.7%나 된다.

더 놀라운 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의 고용증가율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2~3% 높다는 점이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실제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의 반응이다. 3분의 2 이상의 근로자가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돌봄 부담이 있는 기혼근로자와 젊은 층에서 만족도와 수요가 높았다. 이는 저출산대책으로 재택근무가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여성의 경력 단절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이 육아다. 젊은 부부가 출산을 미루는 것도 육아로 인한 부담 때문이다. 출산·육아휴직이 있다지만 복귀 후 적응이 불안하다. 기업으로서는 공백기 인력관리에 적잖은 부담이다. 재택근무가 좋은 해결책이다.

재택근무는 부동산시장에도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택근무는 원격과 온라인, 유연근무 중심의 하이브리드 워크로 진화 중이다. 일하는 곳이 회사와 가까워야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휴가지에서 일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여행 플랫폼기업인 야놀자는 평창에서 ‘워케이션(work+vacation)’을 실험 중이다. 재택근무는 삭막한 도시를 떠나 쾌적한 삶이 가능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 물가가 싼 곳이면 더 좋다. 교통 수요도 줄어든다. 도심 집중을 해소하는 부동산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재택근무가 손쉽게 정착될 리는 만무하다. 기업은 통제력 상실을 우려하고 직원은 일과 삶을 분리하지 못해 번아웃될 수도 있다. 재택근무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원격 감시하는 소프트웨어가 호황이고 이를 속이는 방어 프로그램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재택근무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관련 정책의 개선과 운용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국가적 과제가 돼버린 저출산과 부동산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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