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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좌충우돌 여야 청년 인재영입, ‘쇼’ 말고 사람을 키워라

이른바 ‘영입 인재’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불거지면서 정치권 자성론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 몫의 공동선대위원장급으로 영입된 더불어민주당의 조동연 씨, 국민의힘 함익병·노재승 씨가 사생활과 과거 발언 논란 등으로 연이어 낙마하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에 아무 관심도 두지 않다가 선거철만 되면 반짝 열을 올리는 인재 영입은 정치 발전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자성론의 핵심인 셈이다.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 대부분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백번 맞는 방향이고 이제부터라도 달라지고 실천해야 한다.

이 문제를 먼저 언급한 것은 민주당 쪽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청년들을 발굴·육성하지 않고 당 밖에서 누군지도 잘 모르고 데려온 것은 비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년세대에게 정치적 역량을 키워주고 그에 따른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당 차원의 중앙단위 학교를 열어야 한다는 제안도 충분히 검토 반영할 만하다. 금태섭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실장의 지적도 그 맥락이 비슷하다. 그는 인재 영입이란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며 “깜짝쇼 방식의 인재 영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인재는 영입하는 것이 아니고 정당이 육성하고 그 틀이 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가 선거철만 되면 ‘쇼’하듯 인재 영입에 나서는 것은 사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많은 청년이 이 과정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지만 지금껏 살아남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영입할 때는 제왕처럼 모시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존재감조차 희미하다. 기껏 비례대표 국회의원 한 번 하고 나면 슬그머니 사라지기 일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처럼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의 토양에서 이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신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모두 30대에 최고지도자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영입돼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다. 20대 초반부터 시민단체와 의회, 기업과 정부 등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탄탄한 정치력을 키워왔다. 30대에 오스트리아 총리를 역임한 생 쿠르츠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결코 정치인은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다. 인재 영입이 선거철 떴다방이 돼선 안 된다는 얘기다.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지만 정치권 역시 인재를 키우지 못하면 발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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