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상 최대 가계빚, ‘빚 대물림’ 예방 신용보험 시장 커질까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서면서, 대출 미상환과 빚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저금리 시기에 급증한 빚이 금리 인상기에 가계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에 국내에서도 대출 미상환 시 위험을 분산해주는 신용보험 활성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안내판이 거울에 투영돼 있다. [연합]

부모 ‘빚 대물림’으로 파산하는 미성년 막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빚이 대물림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대출상품 권유 시 신용보험과 같은 보장성상품을 함께 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6년부터 올 3월까지 부모 빚 대물림 등으로 미성년자가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80건. 윤 의원은 대출상품에 대해 신용보험과 같은 보장성상품을 가입한 고객 사망 시에는, 보험이 빚을 보상하기 때문에 유가족 파산과 같은 빚 대물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가계 빚은 규모와 내용 면에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36조7000억원이 늘었다. 10월과 11월 들어 부동산 시장 거래 감소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상호금융 등 2금융권으로 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등 ‘부채의 질’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 9000억 원으로 전달(1조 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윤 의원은 “대출상품을 권유할 때 보장성상품을 함께 파는 행위를 부당권유 행위가 아니라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면서 “(개정안이) 빚 대물림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상품 안내가 게시돼 있다. [연합]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 대출차주 신용보험 일반화

그간 한국에선 1980년대 신용보험이 첫 선을 보였으나,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특히 대출상품에 대한 꺾기 상품(구속성 보험계약)으로 인식되고, 은행 내 대출창구와 보험가입 창구 분리 등의 제약으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선 상황이 다르다. 보험연구원의 ‘주요국 신용생명보험 시장과 국내 발전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12년 생명보험 신계약금액 중 단체신용보험 차지 비중이 23.3%였던 것이 2018년에는 45.7%로 증가했다.

이경희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로 경제성장률이 주춤한 데 반해 가계대출은 급증하면서 부채규모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초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과도한 가계부채가 부채를 보유한 가계 및 경제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현재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과 신협중앙회 정도가 채무 상환 관련 신용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BNP파리바카디프 생명 관계자는 “가계 빚이 크게 늘면서 신용보험 수요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핀테크 기업 핀다와 함께 내놓은 ‘대출상속안전장치’ 가입건수는 1만8000건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중 30대 직장인이자 세 자녀 아버지가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며 대출금 상환 보험에 가입했는데, 실제 1년 뒤 직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된 일이 있었다”면서 “보험으로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면서 배우자와 자녀에게 빚을 물려주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