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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포發 이주에...사당·봉천 전셋값 ‘쑥’
반환점 돈 반포1단지 이주 행렬
1·2·4주구 이주로 인근 전세가 상승
소형 3주구 이주, 중저가시장 영향
관악푸르지오 84㎡ 연초比 3억 ↑
사당 신축빌라 보증금 6억 수준
지난달 30일로 이주가 마감된 반포주공1단지.
사당역 근처 빌라촌. 서영상 기자

지난달 30일로 이주가 마감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에 이어 지난 9월부터 이사가 한창인 3주구(1490가구)까지 이주 수요에 더해지자 사당 등 주변 지역의 임대차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인근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이주 수요는 대체로 주변 고가 전세 시장으로 흡수되며 전세 가격의 상승 흐름 속에 추가적인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합원들이 받은 이주비가 10억에서 최고 14억원에 달헌 것도 인근 아파트 전세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주공 1·2·4주구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12㎡는 올해 2월 전세가격 18억 375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1·2·4주구 이주가 한창이던 올해 8월에는 보증금 32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근처 래미안퍼스티지도 반포주공 1·2·4주구의 이주기간(올해 6월 1일부터 11월 30일 까지)과 맞춰 전세값이 오르락 내리락 했다. 래미안퍼스티지 84㎡는 이주가 시작되기 전인 2월 보증금 15억원에 거래되던 것이 이주가 한창인 9월 23억까지 올랐다가 이주가 거의 완료된 이번달 다시 19억까지 떨어졌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대부분이 시공사에서 지급하는 10억이 넘는 이주비를 받아 오른 전세 가격을 감당할 수 있었다”며 “누려오던 반포동의 인프라를 조합원들이 포기하지 못해 대부분 인근의 고가 전세 아파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9월부터 시작해 내년 5월에 이주가 진행되는 3주구는 전용면적 72㎡로 구성된 소형 아파트인 탓에 인근 중저가 전세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에 3주구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서초구가 아닌 동작구, 관악구 등의 임대차 시장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1·2·4주구는 평수가 큰 아파트들이 많았던 데 비해 3주구는 소형평수인 데다, 집주인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드물어 세입자들의 이주 수요가 주변 빌라와 아파트 등으로 몰렸다는 설명이다.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과 심화되는 전세난에 강남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사당 또는 봉천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특히 자금 여력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물 경쟁이 덜한 빌라를 찾는 이들도 다수다. 이들은 대체로 4~5억원의 전세보증금에 가용 자금을 더해 새로운 거처를 찾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의 이모씨는 “전세 4억원에 살다가 이미 20억이 넘게 올라버린 근처 아파트들로의 이주는 불가능하다”라며 “서래마을 빌라 또한 최근 1년 사이 보증금이 30~40%정도 올라 사당, 동작구 등의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 1단지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도 “3주구 주민들은 강남을 고집하기보다는 자금에 맞춰 이사할 수 있는 곳을 많이 물어온다”며 “사당, 봉천 빌라 전세값까지 요즘에는 오르는 추세”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 전세가격 4억~5억원 사이에 거래되던 사당우성2단지 전용면적 84㎡는 3주구의 이주가 시작된 지난 9월 7억 6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동일면적의 전세 호가도 7억 5000만원에 나와 있는 상태다. 사당을 넘어 관악구도 전세값이 오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관악푸르지오 전용면적 84㎡도 올해 초 보증금 4억원대 중반에서 거래되던 것들이 지난달에는 7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수역 근처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사당 신축빌라의 경우 20평대가 보증금 6억원을 넘는 것도 있다”며 “매물도 잘 없지만 찾는 수요가 워낙 많으니 집주인들이 1~2억을 더 붙여도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학군이 좋은 반포를 포기하지 못한다”며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들도 강남권 생활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인 만큼 사당·봉천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것 같다”고 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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