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대유위니아, ‘인수예약’ 남양유업 경영조력자(?)
이례적 대량 보유신고에
기업가치 불확실성 우려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이 '인수 예약'을 체결한 남양유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력자'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전이 진행되는 상황에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의 턴어라운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대유위니아의 기업가치 상승에는 얼마나 도움이 될지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는 남양유업 인수 예약 계약금 320억원 중 나머지 금액인 220억원을 이달 중 지급하는데 이어 남양유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한앤코와 경영권 매각을 두고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 다른 인수 예정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인수합병(M&A)업계가 술렁이는 상황이다.

법원이 한앤코가 제기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주식 재매각, 의결권 행사 금지 등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대유위니아의 사람들이 남양유업의 의사결정자로 경영에 참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재무 직원 파견 등의 방법으로 홍 회장의 그림자(Shadow)처럼 경영에 개입하는 방법은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홍 회장이 지난 5월 남양유업 매각에 나선 이유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세습을 포기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라고 발표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불가리스 사태, 오너가의 갑질, 외손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등 수많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 매각에 나선 홍 회장이 진정성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함께 대유위니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경영권 매각을 두고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 또 다른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다. 이같은 도덕적 판단을 차치하더라도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의 턴어라운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대유위니아의 기업가치 향상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전자, 위니아딤채, 대유에이텍, 대유에이피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의 B2C, B2B 판로를 바탕으로 남양유업 제품의 유통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수출 등으로 성장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자업과 식품업의 시너지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아울러 대유위니아그룹의 남양유업 인수가 그룹의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유위니아와 남양유업의 시너지는 적다고 하더라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한앤코와의 소송에서 승소해야만 진행되는 조건부 딜로, 최소 2년 후에나 진행되는 리스크를 대유위니아가 떠안아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딜이 진행될 당시 남양유업이 어떤 상태일지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이에 대한 부담을 그룹 전체가 짊어질 경우 주주가치 하락 등의 악영향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금부터 지주사인 대유홀딩스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위니아전자, 위니아딤채 등이 함께 지급하는 등 그룹 전체가 딜에 영향을 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가 다양한 M&A 경험을 바탕으로 남양유업의 턴어라운드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해도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고 딜 성사도 최소 2년 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보면 그 사이 대유위니아가 떠안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miii0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