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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일까지 생기나” 금슬좋은 바닷새, 이혼 속출 왜?
앨버트로스. [123rf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왜 집에 안 들어와?…금슬 좋은 바닷새가 이혼하는 이유 보니”

일부일처제에 ‘잉꼬 금슬’을 자랑하는 바닷새 ‘앨버트로스’ 사이에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 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 먹이를 찾으러 먼 곳으로 떠나는 ‘남편 앨버트로스’들이 제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탓이다. 환경 오염이 앨버트로스 부부 사이까지 갈라놓고 있다.

뉴질랜드 왕립학회는 15년간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의 검은눈썹앨버트로스 1만5500쌍을 조사한 결과 해수 온도가 높아질수록 검은눈썹앨버트로스 부부 사이의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앨버트로스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새이지만 번식에 실패했을 때엔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선다. 평균적으로 1~3%가 ‘이혼’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해수 온도가 높았던 해에는 이례적으로 이혼율이 치솟았다. 2017년에는 8%까지 이혼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버트로스. [123rf 제공]

연구진에 따르면 이혼율이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먹이 부족이다. 해수 온도가 높으면 앨버트로스는 물고기 사냥을 위해 더 먼 바다까지 나가야 한다. 자칫 번식기에 맞춰 보금자리로 돌아올 시기를 놓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될 시 홀로 남은 암컷은 새로운 수컷을 찾아 ‘재혼’을 한다.

연구진은 “환경이 나빠지면 장거리 먹이 사냥 여행에 나섰던 수컷이 번식기 짝짓기 철에 맞춰 둥지에 돌아오지 못하거나 오더라도 몸 상태가 나쁠 수 있다”며 암컷의 ‘변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먹이 부족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점도 이혼의 원인으로 꼽힌다.

먹이가 부족하면 앨버트로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난다. 그런데 암컷은 이를 해수 온도 변화 등 환경적 악조건 때문이 아니라 수컷의 능력이 모자라 먹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앨버트로스가 이혼을 고려할 때 ‘번식’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둔다는 점도 확인했다. 알을 품는 단계에서 번식에 실패했을 때의 이혼율이 새끼를 기르는 단계나 번식에 성공했을 때보다 5배 더 높았다.

연구진은 “암컷이 이혼 후 ‘전 남편’ 보다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이혼은 특히 암컷이 번식 실패를 계기로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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