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한국은 헐값의 나라” 넷플릭스 세계 1위 ‘지옥’ 얼마 썼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 [넷플릭스 공식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한국 제작비, 미국 할리우드 배우 1명 출연료보다 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이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TV 프로그램 1위에 오른 가운데 넷플릭스가 투자한 제작비에 관심이 쏠린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옥’까지 한국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 홈런을 치고 있는 상황. 미국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비로 최대의 효과를 내면서 한국이 넷플릭스의 최대 ‘효자’ 국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자칫 한국이 넷플릭스의 배만 불리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어 정당한 수익배분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개된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이 하루 만에 전 세계 TV 프로그램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앞서 넷플릭스 역대 흥행 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보다도 앞선 흥행 초반이다. 오징어 게임은 8일 만에 1위를 기록했다.

지옥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영화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이 연출 및 각본을 맡았다. 지옥행 선고를 받은 이들에게 예고된 시간에 지옥사자가 찾아가는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유아인, 김현주 등이 출연한다.

넷플릭스가 지옥에 투자한 제작비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오징어 게임과 유사한 회당 20억~30억원 수준인 것으로 본다. 지옥은 총 6부작으로, 150억~200억원 안팎의 총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오징어 게임이 9부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약 250억원)를 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환경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제작비지만 넷플릭스로선 결코 많은 수준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일 공개된 미국 영화 ‘레드 노티스’에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300억원의 투자비를 쏟아부었다.

극 중 주인공인 미국 할리우드 배우 드웨인 존슨의 출연료만 237억원이다. 배우 1명의 출연료가 국내 콘텐츠 전체 제작비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3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미국 영화 ‘레드 노티스’. 주인공 드웨인 존슨(맨 오른쪽)의 출연료만 237억원으로, 국내 콘텐츠 전체 제작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에 한국은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최대 효과를 내는 ‘가성비’ 국가다. 이에 따라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에 맞는 정당한 수익배분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오징어 게임의 경우 넷플릭스가 250억원을 투자하고 벌어들인 수익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국내 제작사에 지불하는 수익 비중은 10%에 그친다. ‘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한국이 자칫 넷플릭스의 제작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만큼 정당한 수익배분구조가 마련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오징어 게임 제작사에 추가 수익배분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작사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상생 가이드라인’ 등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창조해도 일정한 수익 이상을 받을 수 없다면 창작자들은 의욕이 상실된다”며 “일정 부분 외주 제작사의 지식재산권을 보장하는 등 상생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par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