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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드스피드 100마일을 찍으려면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모든 골퍼들의 바람은 장타를 치는 것이다. 장타자는 거리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그만큼 홀 공략이 편해진다. PGA투어의 브라이슨 디샘보가 일부러 체중을 늘리고, 근육을 키워 거리를 늘리려 한데는 이유가 있다. 경쟁자는 롱 아이언을 잡는데, 난 숏 아이언을 잡고 핀을 공략한다면 골프가 얼마나 쉽겠는가.

장타를 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스피드다. 클럽 스피드가 빠르면 그만큼 거리가 많이 나간다. KLPGA 선수들의 평균 클럽 스피드는 90마일 초, 중반이다. 거리를 내고 싶은 많은 골퍼들이 클럽 스피드 100을 목표로 한다. 그럴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스피드를 늘리기 위해서는 먼저 몸이 잘 움직여야 한다.”

LPGA에서 활약중인 최나연과 이정은을 가르치는 장지혜 코치의 말이다. 장 코치는 얼마 전 자신의 SNS에 본인의 클럽스피드 100마일을 찍는 영상을 올렸다. 지금은 선수 양성에 온 정성을 쏟고 있지만, 장지혜는 자신과 다른 골퍼들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실험 대상에 올렸다. 선수시절에도 장타자였기에 욕심을 냈다. 그는 언젠가 장타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였던 그도 스피드를 늘리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렸다. 모든 선수들이 은퇴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지긋지긋한 체력운동 좀 그만하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장 코치도 선수 생활을 마치고 마냥 쉬었다.

그래도 선수였으니 체력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몸의 차이가 느껴졌다. 막상 클럽 스피드를 늘리기 위한 과정에서 몸이 원하는 만큼 회전하지도,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았다. 같은 스윙이어도 공에 예전같은 파워가 실리지 않았다. 전에는 마음먹으면 금방 됐는데, 그게 안되니까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연습을 하고, 공을 때리다 보니 다시 스피드는 늘었지만, 93, 94 마일에 머물렀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정체기가 생기고,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결국 그가 찾은 방법은 운동이었다.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 100마일은 절대 단기적으로, 그냥 나오지 않는다. 스윙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했던 장 코치의 경험을 소개한다.

첫째, 몸의 가동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그만큼 몸이 넓고 부드럽게 클럽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장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큰 아크와 힘이 실리는 다운 스윙을 위해서 상체와 힙의 회전은 필수다.

둘째, 몸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유연성이 타고난 사람이라고 해도 몸을 열어주는 방법은 알아도 잘 사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코어, 어깨, 하체를 두고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이 스윙하는 동안 균형을 잡고 힘 있게 스윙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만들어 준다. 잡아주는 힘이 없으면, 아무리 유연해도 소용이 없다.

셋째,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너무 빨리 결과를 바라지 말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빠른 결과를 위해 무리하다 보면 다치기 쉽다. 게다가 빨리 결과가 안나오면 연습은 지루해지고, 금방 싫증이 나게 된다. 하지만, 목표를 장기전으로 잡으면 조금씩 향상되는 모습이 보이고, 그러면 확신이 생기고, 더 연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꾸준한 연습을 강조해서 원하는 것을 꼭 얻게 하고 싶은 고지식함이 그에게 있다. 그가 말한 대로 “결과는 선물일 뿐이다.”

장지혜가 추구하는 레슨은 기술, 체력, 멘탈. 이 3가지의 조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기술 수집만 한다는 것이다. 먼저 자기가 고쳐야 할 것을 알고 그걸 고치면서, 그 기술을 쓰기 위해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체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렇게 몸을 만들면, 실전에서 세게 스윙하고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멘탈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가진 것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 이 삼박자가 맞아야만 결국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작은 근육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어 바로 결과를 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아요. 그런 사람은 교육자가 아니라 사업가죠.”

골프가 좋은 건 그 깊이가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 아닐까. 장지혜 코치가 바라는 대로 결과에 환호하기 보다 과정에 박수 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KLPGA 프로 · 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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