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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보름도 못 가 ‘서킷 브레이커’ 위기, 험난한 위드 코로나

‘위드 코로나’ 전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시작된 지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단계적 일상회복은커녕 오히려 재강화로 역행할 조짐마저 보인다. 10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방역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해 조마조마하다”더니 1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성 비관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중환자와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방역지표는 심상치 않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2500명을 넘나든다.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위중증 환자 증가는 더 심각하다. 11일엔 473명이나 됐다. 연일 신기록 경신이다. 당연히 사망자 수도 20명을 넘는 급증세다.

물론 예상 못한 일은 아니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영국의 하루 확진자가 5만명에 이르고 백신접종 완료율 세계 최고(84%)인 싱가포르도 하루 5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 비해서는 그나마 괜찮은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정부도 “아직 일상회복 조치를 조정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중환자실 가동률은 이미 위험 수위다. 위드 코로나 매뉴얼상 그게 75%를 넘으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다. 중증 환자 500명이 그 수준이다. 바로 코앞이다. 서울의 가동률은 이미 10일 기준으로 74.8%나 된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오는 16일 비상계획 세부 지표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면 모든 게 일단 중지다. 그 지긋지긋한 과거로 되돌아가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한숨 돌리기도 전에 다시 절망의 나날을 맞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만은 막아야 한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불안 요인이 너무 많다. 사람들의 이동량은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18일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22일부터는 전면등교다. 1년 넘게 미뤘던 지인 간 만남은 연일 늘어나고 연말 모임까지 겹친다.

현재 기준으로도 일상의 많은 부분이 회복됐다. 행복한 일이다. 11일 열린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한-UAE전의 관객은 3만명을 넘었다. 골 부족이 아쉬웠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관중 경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상황이 벌어진 다음에 대응하면 언제나 늦다. 이미 여러 차례의 팬데믹으로 충분히 경험했다. 마스크를 쉽게 내려서는 안 된다. 최선의 백신, 완벽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한 방역수칙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드 코로나에도 ‘K’를 만들자. 아직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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