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주가 30%↓…실적 악화 탓
수소 신사업 준비…시장 평가는 의문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석유화학 대표주였던 롯데케미칼의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3분기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대거 쏟아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기급 저점’이라고 설명 중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롯데케미칼 주가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롯데케미칼과 관련해 나온 보고서 10개 중 9개가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롯데케미칼은 7월 이후 총 66개의 보고서가 나왔지만, 지난 6월 29일 이후 목표주가를 상향한 보고서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목표주가 컨센서스 역시 연일 하락해 현재 목표주가는 32만8773원으로 추락했다.
이같은 목표주가 하향은 업황 및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다. 3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2883억원으로 컨센서스 4463억원을 35%나 하회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1.5% 감소한 영업이익이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소폭(2.1%) 증가한 4조441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공장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
석유화학 업황도 좋지 않다. 글로벌 신규 대규모 공장(빅플랜트) 6곳이 돌아갈 예정인 상황에서 공급 과잉 압박이 심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전반적으로 제일 안좋은 시기”라며 “롯데케미칼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에틸렌글리콜(MEG)의 경우 공급과잉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역시 6개월간 꾸준히 하락세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지난 5월 30만9000원에서 전 거래일 기준 29.9% 하락한 21만65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11일 10조2998억원을 마지막으로 시가총액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전날 7조4206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수급도 좋지 않다. 최근 6개월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 각각 4325억원, 274억원의 롯데케미칼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 투자자 만이 이들의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신사업인 수소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장의 평가는 물음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2030년부터 연간 60만톤(t)의 수소를 생산해 매출 3조원을 올린다는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간 매출이 10조원 중반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수소 사업 매출액은 의문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주가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0.48배 수준)했다고 지적하며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금융위기급 저점에 도달해 매력적인 가격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중국 수요 부진 우려가 불식되는 시점부터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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