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투자 참여 잇따라
제휴 한번에 모집효과 UP
금융사들이 업권을 막론하고 핀테크 스타트업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추후 해당 플랫폼이 성공하면 얻게 될 부수적인 이익을 염두에 둔 것도 있지만,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유입 효과를 누리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올해 금융사와 함께 시리즈 투자를 속속 마무리지었다. 보험 핀테크 스타트업 해빗팩토리는 올 8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들에 더해 보험사인 KB생명보험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AI 자산관리 핀테크 콴텍도 5월에 75억원 규모로 시리즈B 투자를 마쳤는데 신한캐피탈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결제 스타트업 트래블월렛 역시 지난달 188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KDB산업은행, 한화투자증권, SK증권, 신한캐피탈 등 여러 금융사들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핀트는 올 3월 BC카드가 99억원을 지분투자했고, AI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업체 파운트도 지난달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지었는데 여기에 하나금융투자, 신한캐피탈, KDB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금융사들이 일부 측면에서는 경쟁자이기도한 핀테크들에 투자를 감행하는 이유로 ‘MZ효과’가 거론된다. 대다수 플랫폼이 MZ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또 이들 세대의 이용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미래 사업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진행하는 셈이다. 아울러 전략적 제휴가 수반된 투자의 경우 MZ세대가 자사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실제 하나은행이 지난해 투자한 디지털 수익증권 핀테크 플랫폼 ‘카사(Kasa)’의 경우 해당 앱에서 거래를 할 때 하나은행의 계좌가 필요하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늘리지 못한 MZ세대 유입이 제휴 한 번으로 눈에 띄게 늘어나니 투자를 할만한 매력이 충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사 핀테크 투자가 일부 분야에 쏠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다른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로 나아갈 수 있거나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분야에는 초기에 투자를 진행한 금융사들도 빠져나가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서비스 같은 쪽으로 금융사 투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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