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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세 김주형의 놀라운 필드 지배력…10대 선수 첫 트리플크라운 달성
‘10대 최초’ 코리안투어 대상·상금왕
최저타수상까지 트리플크라운 달성
“샷에 대한 고집, 고진영에게서도 못봐”
“임성재 형처럼 매일매일 잘 치겠다”
김주형 [K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3라운드.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친 그를 찾기 위해 협회 직원은 한참동안 골프장을 헤매야 했다. 그 시각 그는 외딴 장소에서 분을 삭이고 있었다. 마지막 18번홀서 1m 거리 버디퍼트를 놓친 데 대한 자책이다. 샷을 아무리 핀에 가까이 갖다 붙여도 원하는 궤적을 그리지 않았다면, 그에겐 실패한 샷이다. 2021년 코리안투어를 지배한 열아홉살 골퍼의 에너지는 바로 샷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념과 근성이었다.

‘천재소년’ 김주형이 투어 데뷔 2년 만에 10대 선수로는 최초로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했다. 코리안투어에 ‘김주형 시대’가 새롭게 열렸다.

김주형은 7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서 준우승하며 시즌 MVP 격인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7억5490만원)의 영예를 안았다. 최저타수상(평균 69.16타)까지 더해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했다. 그린적중률 2위(73.9%), 페어웨이 안착률 12위(71.2%), 평균퍼트수 17위(1.78개) 등 모든 기량이 고루 뛰어났다.

지난해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투어에 데뷔한 그가 1년 만에 최강자에 오를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2002년 서울서 태어난 김주형은 2세 때 중국으로 건너가 필리핀, 호주, 태국 등 다양한 환경에서 골프를 쳤다. 지난해 군산CC오픈에서 만 18세 21일로 정상에 올라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과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3개월 17일)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6월 SK텔레콤오픈을 제패해 역시 10대 최초로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김주형 [KPGA 제공]

특히 시즌 막판 두 달 가까이 투어 공백기가 있던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빛났다. 대상·상금 1위를 달리던 김주형은 지난 9월 중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진출 꿈을 위해 생애 한번 올까말까한 코리안투어 대상 기회를 반납한 것이다. 미국 콘페리투어(2부투어) 퀄리파잉 스쿨 2차 대회서 1타차로 아쉽게 파이널 진출에 실패한 사이 박상현에게 대상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김주형은 시즌 최종전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대상 부문 역전에 성공, 상금왕과 최저타수상까지 3개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김주형은 “콘페리투어 Q스쿨서 떨어진 뒤 한국에 돌아오면서 ‘원래 내가 있던 자리를 되찾겠다’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져서 기쁘다. 올해 1승 밖에 못해 아쉽지만 대상과 상금왕 등 이루고 싶은 목표를 다 이뤘다. 특히 외국에서 자랐는데 국내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는 게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김주형을 3년째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코치는 기복없는 꾸준함과 샷 밸런스가 김주형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도 함께 가르치는 이 코치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샷에 대한 고집이다. 아무리 핀에 가까이 붙여도 자신만의 구질과 비구선(飛球線)이 나오지 않으면 다 미스샷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샷이 나올 때까지 고집스럽게 파고든다”며 “고진영도 그렇게 샷에 예민한 편이 아닌데 주형이는 좀 특별하다. 나이가 어린데도 자기만의 플레이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김주형은 내년에는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를 병행하며 또다시 미국 무대를 노크한다. 김주형은 “미국에서 경기를 해보니 PGA 선수들이 왜 이렇게 잘하는지 알게 됐다. 바로 매일매일 잘 치는 꾸준함이다. 부족함 없이 1부터 100까지 다 잘한다”며 “임성재 형이 우승했을 때도 매일 잘 쳐서 스코어를 만들었다. 다시 잘 준비해서 또다시 미국 진출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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