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을 놓고 뜻이 엇갈리고 있다. 윤 후보는 기존 캠프에 인력을 추가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반면 이 대표는 지금 캠프에 ‘파리떼’가 있어 캠프를 해체·재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 인사가 이 대표의 구상에 공개적으로 반발 목소리를 내는 등 갈등의 불씨가 차츰 커질 조짐이다.

이 대표는 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선대위 구성을 놓고 “사람들이 새로 들어오기 위해 (기존 캠프에서)열심히 한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에 청년·호남 인사의 전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톱’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와 뜻이 같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승리를 위해 복잡한 선결 조건들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김 전 위원장에게 실제로 큰 권한이 위임됐을 때 승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저는 ‘하이에나’, 김 전 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는데, 어느 지점에서 우려를 갖는지를 윤 후보는 잘 전달 받을 필요가 있다”며 “윤 후보가 냉정해질 시점이 오지 않았나”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 후 나서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그러나 윤 후보는 이 대표의 구상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뜻을 내보였다. 그는 전날 “기존 (캠프)멤버들에다가 진영을 더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의 인사도 영입하는 등 큰 선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말은 경선)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후보 캠프의 윤희석 공보특보도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캠프 재구성론과 관련해 “그래도 대통령 후보를 배출한 캠프가 아닌가”라고 했다. 윤 후보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김영환 전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대놓고 페이스북에 “나는 파리떼인가, 하이에나인가”라고 불쾌함을 표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마다 단일화가 등장하는 데 대해 개탄스럽다”고 부정적 뜻을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야권통합 필요성에 대해 전날 “당연하다”며 “안 대표가 역할이나 기여에 비해 보상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은 윤 후보의 경선 최대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참여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장은 가능성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비리 혐의자들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됐다”며 ‘뒤끝’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