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철거용역 직원들 긴급체포
저항 안한 지인에도 물줄기 난사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철거 용역업체 직원들이 식당을 철거하려는 과정에서 해당 식당 사장과 그의 지인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종로경찰서는 전날 오전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 내 식당을 철거하던 중 식당 사장 A씨를 밀치고 그를 포함해 지인인 B씨에게 물대포를 살포하는 등 특수폭행 혐의로 용역 업체 직원 2명을 입건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이날 B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A씨와 함께 철거를 막기 위해 나온 남성 B씨에게 용역들은 물대포를 쐈다. 영상을 보면 부서진 잔해들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B씨를 향해 용역업체 직원이 물대포를 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B씨가 물대포에 아무런 저항이나 반격을 하지 않았음에도 용역 업체 직원들은 멈추지 않고 B씨의 머리와 등 부위에 물줄기를 난사했다. 이에 B씨가 물줄기 수압에 밀려 조금씩 뒷걸음치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외에도 용역들이 포클레인을 동원해 건물을 허물자, A씨가 더 이상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서진 잔해 더미를 딛고 맨몸으로 뛰어들어서 저지했다. 이에 용역들이 A씨를 향해 “저놈 잡아”라고 소리치며 A씨를 밀쳐 넘어뜨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용역들이 A씨를 건물에서 쫒아내고 철거를 진행하기 위해 고압 물 분사기를 A씨와 B씨에게 살포했다. A씨가 물줄기를 피하기 위해 이동해도 용역들은 B씨를 향해 정밀 사격한 모습 나타나기도 했다.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 관계자 등에 따르면 코트를 출자한 투자자인 C씨가 용역업체를 동원해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가게를 운영 중이던 A씨의 상점에 대한 무단 철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A씨와 그의 측근 B씨가 용역들의 철거를 맨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A씨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용역들이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손등에 피가 나는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미 철거 작업이 시작되면서 용역업체 직원들이 어떠한 형태로 폭력을 가할지는 예상하고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고압 분사기로 물줄기를 살포하는 비상식적인 방법까지 동원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 측에 따르면 코트에 출자한 C씨는 일대를 단독 경영해오다 지난 2019년 코트 공동 투자자였던 A씨와 전대차 계약을 맺고 임차관리 권한을 일임했다. 당시 C씨는 A씨에게 직접 코트의 공간운영 및 임차 지원, 즉 단독 경영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A씨는 이를 수락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9월과 10월 C씨와 작성한 추가 확약서를 통해 코트에 대한 단독임차경영권을 확보 및 재확인했다. 추가 확약서에는 ’A씨 측이 임차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며, 모든 임차유치활동은 A씨 측의 주도하에 협업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C씨는 “구청에 이미 폐업 신고를 해 철거를 진행하려던 것”이라며 “철거 진행 상태에서 A씨가 진입 하려는 것은 사유지 침범이며 업무 방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와는 임차 대행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A씨에게) 6개월마다 운영권한을 줬다가 매출이 적어 계약을 해지한 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