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60은 사용자를 스스로 인식해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과 고급스러운 내장재를 갖춘 '럭셔리 전기차'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제네시스 GV60의 주행 모습.[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이달부터 고객에게 인도되는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은 '운전자와 교감하는 모빌리티'를 표방했다. 운전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문을 열어주고 지문인식으로 시동을 켤 수 있는 GV60은 '새로운 럭셔리 전기차'의 표본을 보여줬다.

지난 3일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만난 GV60은 현대자동차가 축적한 기술의 총 집약체다. 운전자 얼굴을 스스로 인식해 스마트키가 없어도 차량 도어 잠금을 해제해주는 '페이스 커넥트'가 대표적이다.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을 터치한 뒤 B필러의 카메라를 쳐다보니 카메라 주변에 녹색 동그라미 조명이 켜지며 '띠리링' 소리와 함께 차문이 열렸다.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 덕분에 안경이나 모자를 쓰고도 얼굴을 구분해 문을 열어준다.

시동을 걸 때도 스마트키는 필요하지 않다. 센터콘솔 앞 부분의 지문인식 센서에 미리 지문을 등록한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시동을 켤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계기반에 뜬다. 이때 시동 버튼을 누르면 투명한 구(球) 모양의 '크리스탈 스피어'가 회전하며 다이얼 형태의 기어 노브로 변신한다. 엔진 부밍음 없이도 출발할 수 있는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아이디어다.

최근 출시된 국내외 전기차 인테리어가 다소 밋밋한 디자인에 딱딱한 내장재를 써서 고급감이 아쉬웠던 데 반해 GV60은 기존 제네시스 모델의 고급감을 그대로 담았다. 시트와 도어 암레스트, 크래시 패드에 옥수수 등 자연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성분으로 제작한 친환경 가죽이 적용됐다. 재활용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원사로 짠 직물도 시트커버와 도어 센터트림 등에 사용됐는데 기존 소재보다 촉감이 부드러웠다.

시승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 풀옵션 모델이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기존 주행모드에 최대 출력을 최대 360㎾까지 10초간 올려주는 부스트 모드가 추가됐다. 교통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에서 부스트모드를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자 눈깜짝할 사이에 시속 70㎞에서 110㎞ 가속됐다. 10초가 지나더라도 다시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계속 짜릿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GV60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디지털클러스터는 주행 상황을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제시한다. 특히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화면이 화면 가운데에 띄워져 언제 차선을 변경해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다만 주행모드 별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반환점인 가평의 한 카페에서 돌아오는 약 38㎞ 동안 연비운전을 한 결과 1㎾h 당 6.4㎞의 우수한 전비를 나타냈다. 퍼포먼스 트림 공인연비(4.1㎞/㎾h) 보다 월등한 결과다. 회생제동을 극대화한 'i-페달' 기능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77.4㎾h의 배터리 용량을 감안하면 1회 충전으로 495㎞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800볼트(V) 충전 시스템 적용으로 배터리를 18분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니 충전에 대한 걱정은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