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방문, 막판 당원투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식용 개’ 발언 논란 등 각종 논란에는 대응 자제해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주 사과 방문을 당초 이번주에서 경선 이후로 사실상 미뤘다. 여권은 물론 광주에서 ‘정치쇼’라는 비판과 함께 당심이 흔들리는 것을 우려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2일 “아직 윤 전 총장의 광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결과가 나온 뒤 방문하는 쪽으로 (캠프) 내부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는 당원 표심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애초에 윤 전 총장의 발언은 보수 세력을 노린 성격이 강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광주로 가면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사람이 되레 돌아설 가능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50대 이상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당원투표에서는 윤 전 총장이 유리한 상황”이라며 “보수 색깔이 짙은 50대 이상의 당원 표심을 고려하면 광주행에 당장 나서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호남 출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등 캠프 내 호남 인맥들이 “광주행을 미루자”는 정무적 판단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발생한 직후 광주를 방문했다면 모를까, 논란이 발생하고 2주 지난 시점에서 별다른 대비없이 방문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캠프의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사과 억지 쇼’라는 말이 나오다 보니 마음이 불편해서 캠프 내에서도 아직 의견 정리가 정확히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2일 진행하는 당원투표와 3~4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합산해 오는 5일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당원투표 비중이 큰 만큼, 윤 전 총장은 지방 일정을 소화하며 당원 지지를 호소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여론조사 및 중도확장성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캠프에서 불법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홍 의원 캠프 측의 주장에 대해 “캠프의 누가 불법선거를 하고 있다는 것인가”며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날까지 정치권에서 맹폭을 받은 ‘식용 개’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홍 의원 캠프의 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수긍이 안간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개를 식용과 비식용으로 구분하는 모습은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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