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순매수…향후 회복 기대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 증시에서 ‘미운오리’ 취급을 받던 종목들이 최근 뚜렷한 반등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의 하락폭이 과대했다는 인식과 향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카카오의 주가는 12만7500원으로 9월 말보다 9500원(8.05%) 상승했다. 9월 한 달간 주가가 3만7000원(23.87%) 급락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카카오와 함께 인터넷 플랫폼 대표주인 네이버(NAVER)도 9월엔 주가가 5만1000원(11.62%) 하락했으나 10월 들어서는 1만9500원(5.03%) 오름세로 바뀌었다. 플랫폼 규제와 정치권의 질타에 논란의 한 복판에 섰던 두 기업은 최근 증권가의 기류도 긍정적으로 선회하며 주가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졌다.
속절 없이 추락하던 게임주 엔씨소프트도 지난달 주가가 5만7000원(8.64%) 빠졌지만 이달에는 2만6000원(4.31%) 올랐다.
중국 업황 부진에 암울하던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이달 들어 각각 1만1500원(6.44%), 3만3000원(2.47%)씩 주가가 상승했다. 두 종목은 지난달 각각 4만9000원(21.54%), 12만4000원(8.49%)씩 주가가 하락했었다.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는 9월 1만2500원(5.88%) 빠졌던 주가를 10월 들어 9000원(4.50%) 회복했다. 9월 3900원(4.58%) 하락했던 기아 역시 10월 3100원(3.82%) 상승을 기록 중이다.
이들 종목은 10월 들어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기관이 1999억원, 외국인이 9억원을 동반 순매수했고, 네이버도 기관이 989억원, 외국인이 43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현대차는 기관이 895억원, 외국인이 677억원을 투자했으며 기아는 기관이 1176억원, 외국인이 557억원을 베팅했다.
엔씨소프트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은 외국인은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순매수를 나타냈다. 기관은 엔씨소프트를 477억원, 아모레퍼시픽을 204억원, LG생활건강을 283억원 순매수했다.
이들 대형주는 규제 위험, 실적 부진 우려 등의 악재로 주가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낙폭이 과도했다는 평가와 4분기 또는 내년 이후 업황과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플랫폼 규제 이슈로 주가가 과도한 하락을 해 목표주가와 현 주가의 괴리율이 투자의견 상향이 가능한 10% 이상이 되었으며 규제로 인한 더 이상의 기업가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규제로 인한 매출 감소가 크지 않고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3분기 및 향후에도 높은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11월 출시될 ‘리니지W’가 다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리니지W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리니지W의 출시 전 반응은 나쁘지 않다. 리니지W의 흥행은 매출 지역 확장 및 장기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회사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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