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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글로벌 공급쇼크 심화, 한국경제 펀더멘털 시험대

글로벌 공급 쇼크가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휴대전화 등 주요 산업부문에서 생산차질이 심각하다. 차량용 반도체의 부족으로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76만 1975대)이 13년 만에 최저치로 뚝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나 줄었고 기아도 6.5% 감소다. 한국GM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완성차업계의 일시적인 가동중단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한국GM 부평공장 가동률은 평소의 절반 수준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5일이나 가동 중단하기도 했다. 출고 지연은 당연한 결과다. 인기 차종인 현대차 투싼은 지금 주문해도 내년 하반기에나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반도체 부족으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은 큰 인기에도 생산량 확대는커녕 오히려 줄여야 할 판이다. 계약과 동시에 제품을 받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한다. 게다가 사전 예약기간은 점점 늘어난다.

지금 나타나는 글로벌 공급 쇼크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다양한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생긴 복합구조적 문제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 체인의 단절을 비롯해 수요 병목 현상에 의한 물류대란, 급속한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에너지 가격 폭등 등은 세계 곳곳에 생산차질을 불러왔다.

특히 이런 문제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다. 중국 경제의 동맥경화 현상은 이미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던 지난 1분기만 해도 중국의 성장률은 무려 18.3%였다. 하지만 2분기 7.9%로 고꾸라지더니 아직 발표되지 않은 3분기 전망은 5%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거의 충돌 수준의 경착륙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역대 최악의 전력난이다. 석탄·석유 공급 부족, 가격상승, 탄소배출 저감정책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과다. 당분간 피할 길도 없다. 그래서 하는 비상조치가 전력 배급제다. 중국에 공장을 둔 수많은 기업이 전력난으로 공장을 돌리지 못하거나 제한 생산 중이다. 공장가동률이 30% 이상 줄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중국의 생산차질은 전 세계 제조업에 미치는 충격이 막대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중국과 교역이 활발한 한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이제 곧 유동성 잔치를 끝내고 거품 제거 국면에 들어간다. 물가상승이 도를 넘으니 피할 길 없는 수준이다. 금리 오름세도 가팔라진다.

그야말로 한국 경제는 펀더멘털의 시험대에 섰다. 마침 그때가 정쟁의 최정점인 대선시국이다. 오로지 기업들의 자구 돌파밖에 기대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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