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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음식점으로부터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배달앱이 올해 중 새로 등장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100억원 넘게 투자해 야심차게 선보이는 서비스로, 배달앱 이름은 ‘땡겨요’다. 배달의민족 등 기존 사업자들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전통 금융사의 도전이 먹힐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땡겨요’라는 이름의 음식 배달앱을 올해 중 론칭할 예정이다. 기존 금융앱과 별도의 앱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이달부터 가맹점을 대상으로 영업에 돌입해 12월 22일에는 주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금융회사가 음식배달업에 진출한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신한은행은 공공배달앱보다 수수료가 낮은 배달앱을 선보이겠다며 금융위원회로부터 플랫폼 사업 진출을 허가받았다.
기존 배달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달앱에 입점하기 위한 수수료를 없앴다는 점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앱에서 가게를 노출하기 위해선 최소 월 8만8000원의 정액 광고비를 내거나 매출 연동(6.8%) 광고비를 내야 한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울트라콜 상품과 비교하면, 식당 입장에서는 월 8만8000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또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는 공공배달앱과 비슷한 수준에서 매출의 2%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오픈리스트 상품)과 땡겨요를 통해 똑같이 300만원씩 매출을 일으켰다고 했을 때, 땡겨요에서는 7~8만원가량 더 많은 수익이 정산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식당은 주문 중개수수료와 별개로 배달대행사에 배달비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배달앱을 이용하는 일반 고객은 기존 배달앱과 똑같이 3000원 안팎의 배달팁을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용이 적은 플랫폼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기를 원하는 가맹점주들이 다른 배달앱에서보다 음식 가격을 낮춰 설정하는 등,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신한은행이 저렴한 수수료를 내걸 수 있는 것은,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배달앱을 운영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모은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거나, 외식업자 전용 대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또 일반 배달앱 고객을 신한 간편결제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반 이용자들 눈에 띌 수 있는 차별점을 찾지 못한다면 반향을 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땡겨요가 제시한 낮은 수수료 혜택도 결국 실제 매출이 일어나야 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앞서 카카오도 카카오톡 내 음식 주문 서비스를 선보인 뒤 입점 수수료 없이 중개 수수료를 2%만 받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배달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다른 플랫폼 대비 수수료가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데도 가맹점들이 남아있는 것은 결국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자체 배달이 아니라, 최소한 배달 서비스에 있어서는 차별화에 성공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