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검색·재고 확인...딜러와 연결
비대면 판매 경쟁에서 우위 전략
‘캐스퍼’ 대박에도 국내선 “불가능”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 마련된 현대차의 디지털 쇼룸 ‘현대스 이볼브’ 모습. 현대차는 온라인 고객 접접 확대 전략에 따라 최근 차종을 늘리고 현지 딜러와 연계하는 비대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Amazon)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치열해지는 비대면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8일 아마존 내 디지털 쇼룸 ‘현대스 이볼브(Hyundai’s Evolve)‘를 확장하고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구매 프로세스를 보완·적용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쇼룸에서 쇼핑객은 원하는 차종을 직접 찾고, 실시간 재고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다. 지역별 딜러를 찾아 직접 계약을 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 수 있었던 구매 활동을 온라인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것이다.
현대차는 아마존 내 디지털 쇼룸을 지난 2018년 처음 선보였다.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처음이었다. 옷이나 전자기기를 온라인으로 쇼핑하듯 자동차 구매 단계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의 아마존 입점 요구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현지 딜러들과 협력해 디지털적이고 투명한 소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지난 18개월 동안 축적한 온라인 판매 노하우를 통해 선도적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에서 고객이 원하는 프로세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추세에 맞춰 비대면 온라인 판매 경험을 늘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호주, 인도에서 운영 중인 자체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아프리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주미아(Jumia)‘에서 현지 최초로 신차를 판매하기로 했다.
자체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100% 온라인 쇼룸 구축이 현대차의 큰 그림이다. 소비자가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든 차를 검색할 수 있고, 모델 선택부터 배송까지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각국에서 온라인과 연계한 판매·배송 네트워크도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14일에는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접속량이 폭발했다. 이날 예약은 약 1만9000대를 기록하며 내연기관차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캐스퍼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온라인 판매는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단체협약에 ‘차량 판매방식은 노조와 협의한다’는 조항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아가 홈페이지에서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예약을 진행하자 노조는 “영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는 위탁 생산으로 단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영향이 컸다. 비대면 판매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대차·기아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수입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한 상황인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의 요구도 잇따르는 상황”이라며 “오프라인에 집중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내수 시장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