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며 남북통신연락선을 단절한 북한이 훈련이 끝난 뒤에도 특별한 도발 징후 없이 조용한 모습이다. 지난 9일 열린 열병식도 신형무기 소개 없이 소규모로 진행됐다. 남한과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정권수립일인 지난 9일 0시 부터 1시간 가량 열병식을 진행했다. 민간무력이 중심이 된 만큼 122㎜ 다연장로켓, 불새 대전차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를 실은 트랙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지난해 10월 10일 열병식의 경우 2시간 16분 분량의 영상으로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 방영됐다. 이보다 규모가 줄었던 올해 1월 열병식 녹화 영상도 1시간 30분 분량이었다. 북한은 작년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비해 길이와 직경이 커진 다탄두미사일(MIRV)로 추정되는 신형 ICBM을 공개했다. 또 지난 1월 당대회 계기 열병식 때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ㅅ(시옷)’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열병식은 규모나 행사 시간 등에서 과거보다 큰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애초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대미메시지는 없었고, 신형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당국은 한미연합훈련후 북한에서 특별한 도발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점과 연계해 보고 있다.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 명의로 잇따라 담화문을 발표하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라는 표현을, 김영철 부장은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한미 양국을 비난했다.
북한의 비난 담화후 당국은 도발을 예의주시했으나 지난달 26일 훈련이 끝나고 보름이 넘어가지만 북한의 이렇다할 특이 상항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상반기 한미연합훈련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종료 사흘만인 지난 3월 21일 순항미사일 두 발을 서해상에 발사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이같은 상황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대화재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연합훈련 사전 연습이 시작된 10일 1년여만에 복원된 남북통신연락선은 다시 끊어졌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살포를 비난하며, 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뒤 대화에 응하지 않았었다. 청와대는 지난 7월 27일 남북 정상이 수차례 친서교환을 통해 연락사무소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7일 부터 하루 두차례에 걸쳐 남북은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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