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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고기 2조각" vs "고마워해라"…美피난 아프간 난민 '뭇매'
미국 텍사스 엘파스 군사기지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난민 하메드 아미디(왼쪽). 그가 트위터에 올린 배급 저녁식사 사진. 닭고기 2조각과 멜론 등 과일이 담겨 있다. [뉴욕포스트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무장조직 탈레반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탈출한 한 난민이 미국에서 배급된 식사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엘파소 군사기지에서 지내고 있는 아프간 난민 하메드 아마디(28세)는 트위터에 닭고기 두조각과 과일이 담긴 저녁식사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아마디는 사진과 함께 "불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어제 저녁 먹은 음식이며 다음 식사시간은 12시간 후이다"라면서 "난민의 삶이 안전할지는 몰라도 결코 쉽지는 않다"고 적었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확산됐다.

"이런 음식을 받게 된 것이 유감이다" "불만을 제기할 만 하다" 등 동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각에선 "아프간인을 구해준 미국에 고마워하기는커녕 반찬 투정을 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음식을 줬는데 불평하나,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라"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개드 사드 교수 트위터 댓글 [트위터 캡처]

캐나다 콩코르디아 대학의 개드 사드 교수는 트위터 댓글에 "감사하는 게 어떤가. 겸손하고 품위를 보여라. 당신에게 빚진 사람은 없다. 나도 레바논 난민이지만 (나를 받아준 나라에) 평생 감사한다"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아마디는 4일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게시글은 불평이나 비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아프간 난민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트위터에 글을 더 길게 쓸 수 있었다면 자세히 설명했을 것"이라며 "이것이 진짜 난민의 생활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때 저널리스트였던 아미디는 해외 NGO(비정부기구)와 협력해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전해왔다. 그는 아프간 카불에서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기도 했다.

형은 2개월 전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사망했고, 여동생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걸려 숨졌다. 또 다른 여동생은 현재 임신 중이지만 과거 경찰로 근무했던 경력 때문에 아프간에서 숨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기습장악한 지난달 14일 이후 31일(미군 철수시한)까지 총 12만 3000여명을 대피시켰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국외로 탈출한 아프간인 중 3만명이 미군 시설 내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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