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새 외인 평균 400억이상 거래

잔고금액 급증 금호석유 주가하락

개인들 ‘분노’ vs 업계 ‘연관성 적다’

하락장에 슬며시 늘어나는 공매도...개인투자자 ‘분통’

코스피가 4개월 만에 31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장이 이어지자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공매도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울어진 공매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와 증시 하락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19일~7월 31일 2주간 외국인 투자자의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2653억원이었으나 8월 2일~19일까지는 평균 3065억원으로 약 4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또 한 달 전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2104억원이었으나 전 거래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3133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세가 2조6000억원으로 가장 거셌던 지난 13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4321억원으로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경우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5월 폭발적인 공매도 거래대금을 기록하다가 6월 이후부터는 평균 2400억원정도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보여왔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량 역시 늘었다. 외국인의 이달 공매도 평균 거래량은 지난 7월 19일~7월 31일 2주간 516만주에서 이달 들어 2주간 555만주로 약 40만주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세가 거셌던 지난 13일의 경우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량은 816만주에 달했다.

공매도 잔고금액에 급변동이 있었던 종목의 경우 주가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공매도 잔고금액이 급증한 금호석유(122.2%)와 씨에스윈드(50.8%)의 경우 각각 주가가 11.2%, 9.2% 하락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로 폭락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일 공매도 잔고가 1005억에서 지난 17일 1054억으로 공매도 잔고 금액이 약 50억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역시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 금액이 392억에서 449억원으로 57억원 증가했다.

하락장 속에 공매도가 증가하자 개인투자자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공매도 반대 운동을 진행해온 한국투자자연합회 관계자는 “한국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이 개인에 비해 공매도로 돈을 벌 확률은 39배 높다는 논문이 있다”며 “오죽하면 한국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현금인출기라는 말이 나오겠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매도 금액이 전체 거래 금액 대비 미미하다는 점에서 공매도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보다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이 지금보다 높았던 지난 5월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상승했다”며 “금융당국 역시 공매도와 주가 사이 연관성이 적고, 공매도가 금지되면 테마주가 날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도 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가 시장 효율성에 기여하고 기술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어려우니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매도 관련 거래 기법을 수집하고 감시 시스템에 반영하면 된다. 또, 공매도 악용을 차단하기 위해 처벌 수준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