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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미국이 돌아왔다’던 바이든, “아프간戰 손절” 선언…‘필사의 탈출’ 카불공항 ‘패닉’
바이든 “美 국익 없는 곳 싸우는 과거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
탈레반 조기 점령이 무능력한 아프간 지도자·軍 때문이라고도
상황 오판 책임 피하기 힘들다는 평가…대비없는 철군 강행도 비판
英 하원 국방위원장 “미국이 돌아왔다던 말은 어떻게 된 것이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완전 장악과 관련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나의 결정을 분명히 지지한다”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완전 점령을 계기로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 국제분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며 국제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 지도국으로서 미국이 각종 글로벌 현안에 해결사로 적극 나서긴커녕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견지했던 ‘미국 우선주의’적 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는 불신의 씨앗이 동맹국에 심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결정에 후회가 없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완전 점령에 대한 대국민 연설 후 연단에서 퇴장하고 있다. [AP]

그는 “아프간전을 치르는 네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서 종료 결정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했다”며 “아프간에서의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비판을 나 자신이 떠안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프간전쟁은 2001년 9·11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조직 알카에다 소탕을 명분으로 미국이 시작한 전쟁으로, 올해 꼭 만 20년을 맞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아프간전쟁을 위해 또 다른 10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 결정이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며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이 아프간 전체를 점령한 것은 국외로 도피하거나 싸움을 포기한 아프간 정치지도자들과 군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Marine One)’에 오르기 전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AP]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아프간 주둔미군에 대한 철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상황 오판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불과 5주 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탈레반이 나라 전체를 장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사람들이 미국대사관 지붕에서 (헬기로) 탈출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외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 결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속도와 방식이 문제라는 비판을 이어간다. 상황 오판뿐만 아니라 대비책도 충분히 세워놓지 않은 채 서둘러 철군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대통령궁 내부를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군인들이 점령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브랫 브루언은 이날 USA투데이 기고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군 철수 결정 후 아프간 전역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즉각 넘어가면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지적 역시 잇따르고 있다.

USA투데이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 약속을 타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토비아스 엘우드 영국 하원 국방위원장은 “미국이 돌아왔다던 말은 어떻게 된 것이냐”며 “첨단 기술을 보유한 파워국가가 수류탄과 AK소총을 든 반군에게 패배하며 개입 20년 만에 탈레반에 나라를 넘겨주는 것에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했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위치한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 활주로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몰려들어 미군수송기를 가로막고 있다. [CNN]

이런 가운데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하미드카르자이국제공항 활주로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이 몰려들면서 이날 수시간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은 활주로에서 아프간인들을 쫓아내고자 경고 사격을 가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공항은 미군의 통제 아래 이날 오후 11시께 운영이 재개됐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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