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초가 44만원 거래시작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던 크래프톤의 행보가 상장 첫날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에 투자하면 무조건 수익을 안겨주던 공모주 불패신화가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3면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크래프톤 시초가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낮은 44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밀리며 40만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흥행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로 상장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운 모습이다. 향후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게임 지적재산(IP)이 하나에 불과한 데다 공모가도 50만원 가까이 책정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변화한 공모주 시장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름이 알려진 최대어면 무조건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한 후 상한가)’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날 ‘따상’ 이후 거래일에서도 상한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은 최대어라고 하더라고 무작정 투자하기보다 상장 이후 보여줄 성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상장했던 하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상장 첫날 부진했지만 이후 성장세를 입증하며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주는 상장 직후 경쟁률, 공모가 가격, 유통물량 등이 단기 흥행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주가 방향성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는 펀더멘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이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