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단장, 미접종자 감염사태 지적
“SNS 허위정보가 목숨 빼앗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고위 보건당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급증 조짐이 점점 현실화하는 가운데 제2의 대유행 사태 재발을 경고하고 나섰다.
비베크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18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우리가 특히 백신 미접종자들의 감염 증가 사태를 보고 있기에 앞으로 일어날 일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머시 단장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다면 입원과 사망으로부터 매우 잘 보호받겠지만, 접종하지 않으면 불행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유행 최악의 국가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미국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백신 접종을 가속하면서 사실상 일상에 복귀한듯했지만, 최근 들어 델타 변이 확산으로 또다시 감염 급증 사태에 직면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에 근접했다고 선언했고, 미 보건당국도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했다.
하지만 성인 30% 이상이 여전히 접종을 거부하며 접종률은 정체기에 빠졌고, 미접종자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
머시 단장은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99.5%가 미접종자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엔 지난 1월 초 겨울철 대확산 이후 처음으로 50개 전체 주(州)와 워싱턴DC에서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위기에 처해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데이터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7만9310명이다. 이는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머시 단장은 사람들이 필요한 백신 정보를 얻어 접종하는 한편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정부가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것이 대유행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현상의 원인으로 온라인상 허위정보 확산을 지목하면서 “허위 보건 정보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6일 미접종자 사이에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페이스북은 바이든 정부가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해 테크 기업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허위정보를 공중보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경고문을 발표했던 머시 단장은 이날도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허위정보가 퍼지는 속도와 규모를 증폭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재차 비난했다.
그는 “우리 모두와 테크 기업, 개인, 보건 전문가와 정부는 허위정보 확산 속도를 늦추고 문제를 해결할 규칙을 갖고 있다”며 “우리 모두와 가족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