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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순항할까?
안승남 시장, ‘시정자문위원회’ 열어 다양한 의견 청취·해결책 모색
선결과제는 대체 주차장 확보, 교통 및 인근지역 피해 발생 해소 등
구리시 시정자문위원회

[헤럴드경제(구리)=박준환 기자]안승남 구리시장이 탈도많고 말도 많았던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발벗고 나섰다.

13일 구리시에 따르면 안 시장은 지난 5일 시청 상황실에서 ‘2021년 제2회 시정자문위원회’를 열어 수택동 528번지 일대 복개구간에 계획된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인창천은 1990년대 환경오염으로 악취 발생과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한 도로, 주차장 부족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하류구간 약 490m를 도로와 공영 주차장(428면)을 조성하고, 나머지 약 320m 구간에는 홍수를 대비한 유수지와 빗물펌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민선 6기 전임 구리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콘크리트 복개 구조물을 걷어내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천변 둔치를 시민 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왔으나, 복개구간 상부에 운영 중인 공영주차장이 불가피하게 폐쇄됨에 따라 대체 주차장 조성이 선행되어야 복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선결과제였다.

이에 따라, 인창천 복원사업 현장 인근 수택1지구 재건축 장소에 계획되어 있는 공공시설 부지 지하에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해당 조합의 의사를 타진했었으나, 2016년 11월 17일 접수된 문서에 따르면,‘수택1지구 재건축조합’은 공영주차장 설치는 ‘합당하지 않은 방안’이라는 의견으로 市에 회신함에 따라 대체 공영주차장 설치는 조성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당시 시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구리시의회 시정질문 등에서 수택1지구 재건축정비사업 공공시설 부지에 약 300면의 대체 공영주차장을 확보할 예정이라는 공식적인 답변을 지속하여 왔으며, 수택1지구 재건축 아파트 부지에 대체 공영주차장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을 시민에게 소상히 알리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은 2020년 10월경 안승남 시장이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총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과다하게 증액되자 사업비 증액 사유를 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전반적인 경위가 드러나게 됐다.

이와 관련 자체 감사 결과에서도 인창천 복원사업은 크고, 작은 문제점이 확인되었는데, ▷복원사업은 환경부 ‘국고보조사업’임에도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언론보도 하는 등 시민에게 혼란을 주었고, 시장의 정책 결정에 혼선을 초래한 사실 ▷사업비 변경 등 중요사항에 대해서 보조기관 등의 검토나 협조를 받는 등 최종 결정권자의 방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사실 ▷기본 및 실시설계 과정에서 복원사업에 반영될 신기술·특허공법 선정 절차를 부적절하게 추진하여 선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도록 한 사실 ▷복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인 대체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행정절차를 진행하여 복원사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 사실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나아가 2016년 9월경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환경청, 경기도 등 관계기관 자문에서도 오·폐수 문제, 대체 주차장 확보 문제, 교통 및 인근지역 피해 발생 등 제반 문제점 해소가 필요하며, 현재 방재시설인 수택빗물펌프장이 복원사업 구간 하류에 위치하여 복개 구조물을 걷어내는 경우 집중호우 시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안전사고 발생과 인창천 주변 지역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일대는 수택빗물펌프장과 우수 관로 용량 부족 등으로 1998∼1999년과 2001년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고, 하천-유수지-빗물펌프장으로 연결하여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시행한 사례가 드물고, 오히려 목포시 입암천의 경우 149억을 투입하여 생태하천으로 조성하였으나, 악취 등을 이유로 7년 후에 하천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한 사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고 특히 인창천 복개 구간의 경우 집중호우 시 피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공사 시행 시 주변 노후주택 균열과 소음·분진 피해에 따른 공사비 증액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었다.

또한 늘어난 사업비도 市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당초 총사업비 148억원 규모로 시작한 사업이 이후 약 350억원으로 약 2.4배 증액된 데 이어 2020년 10월 경기도 ‘생태하천복원위원회’심의 결과, 또다시 약 39억원이 증액돼 약 389억원으로 최종 산정됐다.

경기도는 총사업비 350억원을 초과하는 비용은 시비로 부담하라는 조건부 의결을 하였으며, 대체 주차장 조성사업비 및 하천 유지용수 공급 등 유지관리비용은 전액 시비로 조달해야 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2021년 4월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생태하천 복원사업 추진 실태 점검’관련 감사보고서 따르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당해 회계연도부터 2회계연도를 초과하여 이월이 불가함에도 보조금을 재재이월한 사항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따라 인창천 복원사업의 경우에 대체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착수가 어려움으로 보조사업비는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반납(국비 66억 원)할 실정에 있다.

안승남 시장은 “인창천을 맑고 깨끗한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 기본취지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이 사업은 하천을 원천이 시작되는 상류부터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류 일부구간에만 한강 물을 펌프로 끌어다 인공적으로 쏟아부어야 하는 사실상의 인공수로 건설사업을 생태하천이라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그 추진과정에서 시민의 안전 문제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다”면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市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해주시는 시정자문위원님들의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안전도시분과 소속 A 위원은 구리시에 30년 이상을 거주했던 경험에 비추어 “과거 돌다리 인창천 주변은 여름철이면 물이 역류하는 상습 침수지역이었다”며 인창천 복원사업의 궁극적 문제점들에 대해 적극적인 공감을 표했다.

B 위원도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며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신중히 검토하여 안전성이 확보되는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시정자문위원들의 자문 의견에 대해, 안승남 시장은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음에도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을 市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면 환경부로부터 페널티가 주어진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이제까지 추진해 왔다”며, “최근 市 자체 조사결과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난 만큼 시정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기존의 인창천 복개구조물을 그대로 놔둔 채 그 상부에 실개천 등 친수공간과 산책로, 벤치, 화단, 잔디광장 등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널찍하고 아름다운 개방형 도시공원으로 대체 조성하고 돌다리공원에서 검배공원 입구까지 하나의 건강한 생태 녹지축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시정자문위원들의 주문에 대해, 구리시는 복개구조물을 철거하지 않고 상부에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대체안으로 변경하여 추진한다면 악취 발생, 홍수 시의 범람 우려, 공사 중 진동으로 인한 인근 노후주택 균열 발생 등 예측 가능한 모든 부작용을 궁극적으로 방지할 수 있음은 물론, “인창천이 도로 면으로부터 약 8m 하부에 비교적 좁은 폭으로 흐르고 있어 구조적으로 꽤 가파르고 깊은 사면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어 시각적으로 잘 노출되지 않고 접근성도 떨어짐에 따라 복개구조물을 철거하는 대신 그 상부에 도시공원을 조성한다면 철거비용과 유지관리비용 등 국비 지원 없이도 구리시가 부담해야 할 약 90억원의 예산만으로 조성 가능하며, 한강물을 끌어오는데 소요되는 유지관리비용 등도 대폭 절감하면서 개방감, 쾌적성, 접근 편의성 등 실제 시민들이 경험하는 생활편의시설 만족도는 획기적으로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을 보였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경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2018년 5월 착공할 예정이라는 대대적인 언론보도가 나간 후 최근까지 시의회와 시민들이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는 시민사회의 거센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市는 공원 조성의 선결과제인 대체 공영주차장 마련을 위해 인근 여울목공원에 주차타워를 건설하는 방안도 병행 검토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리시 시정자문위원회는 기관 단체장과 시민단체 등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주요 정책방향과 현안사항 등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동안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사업 ▷‘그린뉴딜, 구리’ 추진 종합 계획 ▷민선 7기 2020년 공약사업 추진상황 심의 ▷한강변 도시개발사업 선행사업 ▷구리전통시장 스마트화사업 ▷구리시 노인복지관 설치 ▷2025 구리시 경관계획 재정비 수립 안건 등 에 대한 주요 자문을 실시한 바 있다.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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