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호중 원내대표, 송 대표, 김용민 최고위원.[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를 향해 “여야정(與野政) 상설협의체 형성에 적극 협력해주길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이 대표가 여야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깨고 대화와 타협의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이다.

송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낡은 이념과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민생, 정책, 미래 비전을 갖고 건설적 협력하고 경쟁하는 여야 관계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송 대표는 먼저 “정당사 통틀어 30대 청년의 주요 정당 대표 선출은 처음 있는 일이고 여성 최고위원 3명 당선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향해 축사 인사를 건넸다.

이어 “새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고 정치권도 새롭게 변화하길 희망한다”며 “부산에서 콩이 대구에서도 콩이되고 광주에서도 콩이 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겨진 말씀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 많고 여야가 폭넓게 협력하는 제도적 틀이 갖춰져 있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도 전향적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 적대적 공생이라는 구시대 문법을 탈피해서 큰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이 대표의 동참을 재차 당부했다.

송 대표는 이 대표가 형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수회담에 나오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결국 국민권익위에 의뢰한 것과 관련 “야 5당 모두 다 동의한 만큼 이 조사를 통해 다른 공무원들과 다른 사람들 투기 질타하기 전 모든 국회의원들이 우리 스스로 검증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출신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직무 회피’ 입장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원칙적 입장 발표하고 있는데 저희들은 권익위가 이 문제를 공정하게 여야 차별 없이 조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주택법, 농지법, 농어촌공사법, 토지보상법, 부동산 거래 신고법 등 국회에서 심의중인 투기 관련 9개 법안의 조속한 통과도 촉구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과 관련 “114년 전 네덜란드 헤이그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등 민족의 운명조차 외세의 결정에 구속됐던 나라가 주요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문제 결정 위치에 오른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이에 서있는 문 대통령이 국가 자부심을 갖게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각국 회담을 통해 백신협력 강화, 글로벌공급망 안정 등을 강조하고 아스트라제네카(AZ) 최고경영자(CEO)와의 면담 통해 글로벌 백신 부족 해소 위해 백신허브 국가 비전 제시하고 공감대를 얻었다”며 “미국에 이어 독일 메르켈 총리와도 이런 공감대를 가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송 대표는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와 관련해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수사 당국의 신속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면서 “불법 하도급이나 원청 부실관리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행정 당국도 왜 단속을 제대로 못했는지, 사전 민원이 있었음에도 왜 이게 무시됐는지 철저히 검증해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