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직원 폭행으로 논란을 빚은 벨기에 대사 부인이 면책특권을 포기했다. [YTN 방송 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한국에서 옷가게 주인을 폭행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외교관 면책특권을 포기했다고 대사관 측이 밝혔다.
주한 벨기에대사관은 28일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벨기에 외무부가 한국 경찰의 요청에 따라 대사 부인의 면책특권을 포기했다고 밝힌 뒤 "벨기에는 필요에 따라 당연히 한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 "벨기에 외무부가 대사 부인이 의류 매장에서 행한 자신의 용납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두 명의 해당 직원을 개인적으로 만나 직접 사과하였음을 확인했다"면서 "(부인은) 본인의 건강 상태가 호전된 즉시 경찰서에 출석해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벨기에 대사 부인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이유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에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벨기에 대사관은 "현재 직접 사과를 하고 경찰 조사에 임한 점을 고려해 소피 윌메스 외교장관은 올여름 레스쿠이 주한 벨기에 대사의 임기를 종료하는 것이 양국 간의 관계에 가장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하지만 벨기에 측이 밝힌 '면책 특권 포기'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것일 뿐 재판 등 사법절차에 응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대사 부인도 대사와 함께 여름에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9일 레스쿠이에 대사의 부인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 뒤통수를 때리고 또 다른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입건되면서 경찰이 주한 벨기에 대사관에 그녀의 면책특권 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벨기에 대사관은 "올해 양국은 한-벨기에 수교 120주년을 기념한다"며 "소피 윌메스 외무장관과 벨기에 외무부는 양국의 오랜 우정과 그 역사적 결과물인 강한 정치적, 경제적 유대관계를 재조명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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