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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다 다 망한다?” 배민·쿠팡, 배달판 ‘쩐의 전쟁’ 격화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5000만원 상당의 전기차를 경품으로 드려요! 많이 배달할수록 당첨 확률도 커집니다.”(배달의민족)

“성실하게 일해주신 배달파트너분들은 앞으로 건당 6500원 보장해드립니다!”(쿠팡이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사활을 건 출혈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이 다음달부터 보편화되면서 배달라이더 수를 늘리기 위한 ‘퍼주기’도 시작됐다.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는 배달판에서 양사 간 시장 쟁탈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2년 연속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고, 쿠팡이츠 역시 적자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 방어를 위한 배달의민족과 시장을 뺏기 위한 쿠팡이츠 간 ‘쩐의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배달라이더 확보를 위한 퍼주기 경쟁도 불붙었다. 배달의민족은 주식 증여, 업계 최초 노사 단체협약 등 라이더 권리 증진 및 복지·처우개선을 앞세우고 있다. 쿠팡이츠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배달 건당 최대 6500원’이라는 우대배달비를 제공,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라이더 확보에 힘쓰고 있다.

▶“우린 주식도 줘”…복지·처우 강조한 배민
[연합]

배달의민족은 라이더 유인책으로 ‘노동 권리 증진’ ‘복지와 처우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라이더 주식 증여·노사 단체협약·100% 보험 가입 등을 진행했다. 배달노동자 특성상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노동권 문제에 신경 써 여타 다른 배달앱과의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이달 초 배민라이더 400여명에게 각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했다. 지난 3월 발표했던 1000억원 상당의 주식 증여·격려금 지급정책의 일환이다. 주식 증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라이더 중에서도 일정 건수 이상 배달한 1390명에게 100만원의 격려금이 지급됐다.

올 1월에는 발열조끼 등 2억원 상당의 방한용품을 지급했다. 당시 배달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봉진이형 최고”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배달의민족의 ‘감사 페스티벌’. 현대차의 아이오닉5를 포함해 총 1036명에게 각종 경품을 증정한다. [박지영 기자]

최근에는 매주 전기차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라이더를 끌어모으고 있다.지난 24일부터 매주 1명씩 총 4명에게 5000만원 상당의 현대차 ‘아이오닉5’를 증정하는 경품행사를 진행 중이다. 경품 증정에 따르는 제세공과금까지 배달의민족이 부담한다. 많이 배달할수록 당첨 확률이 커지는 구조다.

배민은 라이더에게 ‘우리는 수익뿐 아니라 권리도 신경 쓴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달업계 최초로 배달라이더를 직원으로 인정하고, 처우개선 내용이 담긴 노사 간 단체협약을 진행했다. 안전한 배달을 위해 업계 최초로 보험 가입도 의무화했다. 현재 전업 배달원 배민라이더와 파트타임 배달원 배민커넥터 모두 산재보험에 100% 가입돼 있다.

▶돈 쏟아붓는 쿠팡…5000원 받아 라이더에 최대 6500원 지급

반면 쿠팡이츠는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성실히 일하는 라이더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통한 ‘수익 보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다음달부터 배달완료 횟수, 배달완료율 등을 기준으로 라이더에게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에 따라 차등적인 리워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용한다. [독자 제공]

오는 6월부터 배달파트너를 대상으로 리워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이전 달에 일정 조건의 배달완료율, 배달건수, 피트참여 횟수 조건을 충족하면 다음달에 등급이 정해지고, 건당 5900~6500원의 배달비를 보장하는 정책이다.

등급별로 ▷‘레전드’ 건당 6500원 ▷‘에픽’ 건당 6100원 ▷‘마스터’ 건당 5900원이다. 총 수입을 기준으로 건당 고정적인 우대 배달비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이달 550건의 배달을 수행한 레전드 등급 라이더의 수입이 300만원이라면, 이와 관계 없이 건당 6500원으로 책정, 총 357만5000원을 지급한다.

쿠팡이츠는 현재 자영업자에게 건당 5000원(프로모션 기준)의 배달수수료를 받고 있다. 즉, 5000원을 받아 성실히 일한 일부 파트너에게 그 이상의 배달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연합]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좋은 품질의 ‘단건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라이더에 확실한 성과를 주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기준에 맞지 않는 라이더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는 ‘3진아웃’제도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과도한 배달콜 거절, 저조한 완료율 등으로 3회 제재를 받게 되면 영구 정지가 가능하다.

한편 이 같은 배달업계의 출혈경쟁은 다음달부터 보편화되는 ‘단건배달’ 때문이다. 단건배달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방식으로, 지난 2019년 쿠팡이츠가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도입했다. 쿠팡이츠는 빠른 속도를 보장하는 단건배달을 앞세워 시장에서 급속도로 점유율을 높였다. 결국 배달의민족도 다음달부터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을 도입, ‘한 집 배달시대’가 열리게 됐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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