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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준석 돌풍’, 야당 근본부터 변해야 한다는 민심 투영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대표 경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5선의 주호영, 4선 출신 나경원 전 의원 등 쟁쟁한 중진 후보를 두 배 가까운 격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에 나섰다. 원내 진출 경험도 없는 30대 청년이 당권에 바짝 다가섰다는 자체만 해도 보수정당에선 전례 없는 일이고 대단한 변화다. 이 전 최고위원의 약진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정치권은 물론 초미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석 돌풍’의 핵심은 한 마디로 변화다. 이준석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변해야 한다는 민심의 강한 요구인 것이다. 근본부터 갈아엎어 그 토대 위에 새로운 보수 혁신정당을 건설하라는 열망이다. 보수를 표방한 국민의힘은 그동안 변화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숱한 변화를 내걸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더뎌 국민 피부에는 거의 와닿지 못했다. 심지어 젊은 피를 자처하는 당내 초선 의원들조차 행동이 말을 따라가지 못해 속도감 있게 쇄신한다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차기 대선을 관장하게 된다. 다음 대선의 키포인트는 누가 더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높은 지지는 결국 국민의힘이 ‘꼰대당’의 이미지를 털고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실체가 없어 한 때의 바람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는 25일 당 대표 예비경선 비전 발표에서 “기득권을 가진 분들이 나눔에 인색했다”며 “우리가 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때 젊은 세대도 신뢰를 보낼 것”이라며 강조했다. 중진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세대교체를 강조했으나 딱히 손에 잡히는 비전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거물급’ 반열에 들어선 것은 내면의 실력보다는 여야 중진 정치인들과 설전으로 몸집을 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지금 일고 있는 바람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한 대목들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이준석 돌풍’이 시사하는 점을 끝까지 유념해야 한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어떨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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