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대통령, 美 최초 흑인 추기경에 '손수레 십자가' 선물
“동대문 시장 노동자의 땀 밴 신성한 상징”
박용만 前 대한상의 회장이 나무 손수레 십자가로 제작
文 “교황, 北 방문해 평화 도움 언급…하루빨리 그날 오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한 뒤 '손수레(구르마) 십자가(왼쪽)'를 전하고 있다. [연합·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박병국 기자]방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을 면담하고 '손수레(구르마) 십자가'를 선물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임명된 미국내 최초의 흑인 추기경이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나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前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손수레 십자가에 입을 맞추었다.

손수레 십자가[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여기 와서 주교님을 뵈니까 아주 꿈만 같다"며 "저는 가톨릭 신자다. 본명이 디모테오라고 한다. 한국으로서는 과거의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서 두 번째 가톨릭 신자"라고 말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저 역시도 대통령을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2004년 아시아 지역의 주교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가톨릭 신자 비율이 전체 국민의 12~13% 이런 정도일 것 같다"며 "그래서 비율로 보면 가톨릭 국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지식인층이 특히 가톨릭 신앙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동안 우리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많이 이끌었고, 또 한국 사회의 인권이라든지, 독재라든지 이렇게 아픈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요즘에서는 또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 많은 역할들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있다. [연합]

그레고리 추기경은 "대통령께서 한국 교회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저에게는 매우 자부심이 되는 그런 말씀"이라며 "한국 천주교가 사회 정의라든지,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 왔다는 말씀이 저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그리고 평화에서 앞서 왔다는 점도 굉장히 큰 자부심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 간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며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