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 사태로 활황기를 맞은 지난해 1월 이후 석 달 연속은 처음이다. 최고점을 찍은 1월 대비 이용자가 10%가량 빠졌다.

국내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는 데다 치열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경쟁 환경이 꼽힌다. 일부 국내 이용자를 중심으로는 ‘볼 게 없다’는 콘텐츠 부재도 지적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4월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08만3501명으로, 전월 823만6288명보다 15만2787명(1.9%) 감소했다. 올해 1월 899만378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다.

넷플릭스 MAU는 400만명을 넘어서며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1개월 단위로 줄어든 적이 있었을 뿐, 연속으로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2개월을 넘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전 세계 무대에서도 넷플릭스는 주춤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20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할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신규 가입자는 39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1580만명의 25% 수준에 그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가 전망했던 62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오는 2분기엔 신규 가입자가 이보다 적은 10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특수를 맞은 넷플릭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OTT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성장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고 있고, ‘웨이브·티빙·왓챠’ 등 OTT경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월 넷플릭스 MAU가 감소한 반면, 국내 토종 OTT ‘웨이브’는 지난 370만명 수준을 기록하며 2월(331만명대)보다 증가했다. 3위 ‘티빙’도 지난 2월(276만명대) 이후 최근 300만명 수준으로 약진 중이다.

국내 진출이 임박한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 [헤럴드경제DB]

신규 OTT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넷플릭스엔 부담이다. 국내 출시가 임박한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히어로 등 지식재산권(IP)을 필두로 넷플릭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0년 기간에 2억70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1년6개월 만에 구독자 1억360만명을 돌파했다. 디즈니플러스 성장세가 가파르면서 업계에선 ‘넷플릭스 대항마’로 꼽는다.

특히 ‘마블’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IP로, 국내 출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에도 힘이 될 전망이다. 국내 오랜 기간 1위를 지킨 넷플릭스를 두고 ‘더 볼 게 없다’며 새로운 콘텐츠를 갈망하는 일부 움직임도 나타난다.

한편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폭 투자, 분위기를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한국 콘텐츠에는 5억달러(약 5662억원) 이상을 투자, 올해 아시아 지역 콘텐츠 제작 지출을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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