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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모셔오기 급선무...윤석열, 최소 6개월은 ‘당밥’ 먹어야” [헤경이 만난 인물-이준석 국민의힘 ‘30대 당권주자’]
대표 되면 당의 ‘짠맛 빼겠다’ 공언
대선 앞둔 시점 중도 외연확장 중요
김종인의 성과는 기피정당 벗어난 것
변화 불가역적 정착, 그의 역할 필요
예비경선서 유의미한 대결구도 목표
‘나경원 vs 주호영’ 양강구도 막아야
개방형 당직운영·의원 자격시험 공약
당내 온라인 소통체계 구축에도 고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최근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3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지지기반을 2030 젊은 세대로 확장하기 위해 대표경선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더 앞장서서 모시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자마자 단숨에 여론조사 2위에 안착했다. 웬만한 국회의원 못지않은 인지도와 스타성이 무기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준석(36)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 얘기다.

과거 보수정당에서는 ‘30대 당권주자’를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전 최고위원 뿐만 아니라 여의도 입성 1년인 초선의원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내달 11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대 청년 당대표’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흥빌딩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당대표가 되면 당의 ‘짠 맛’을 빼는데 주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소금물의 짠 맛을 빼기 위해서는 소금을 빼는 것보다 물을 타는 것이 쉽다”고도 덧붙였다. 3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을 위해서는 이른바 ‘중도 외연 확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가 김종인 전 위원장부터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김종인 체제의 성과는 더불어민주당의 독선, 내로남불에 지친 사람들이 ‘그래도 국민의힘은 못 찍겠다’는 데서 벗어나게 한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소위 극좌·극우가 국민에게 얼마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4·7 보궐선거 직후 국민의힘을 떠난 김 전 위원장은 한동안 당을 향해 “아사리판” 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여러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는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고 단언키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의 복귀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과거 새누리당 비대위가 끝난 후 “거리를 두겠다”고 했던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대선을 도왔던 점을 거론하며 “김 전 위원장은 본인이 벌인 일에 책임을 지는 분”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만들었던 변화가 당에 불가역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김 전 위원장의 책임과 의무는 계속된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다소 무모해보일 수 있는 ‘청년 당대표’ 도전도 같은 맥락이다. 50~60대 전통적 지지층에 더해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로의 지지 기반 확장 가능성을 정착 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서다. 그는 10여명을 웃도는 당권주자들 가운데 유일한 30대기도 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선은 다가오는데 당의 중진이나 장년층들은 이제 막 청년층에 관심 갖기 시작한 상태”라며 “2030세대의 지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이를 내재화 해야 하는데, 이들을 하나하나 설득할 시간이 없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단순한 참모, 조언자의 역할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내년 대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승리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 호사가들이 언급하는 (야권) 대선주자가 다 뭉쳐서 선거를 치르면, 그 대선 레이스만으로 우리가 국민 관심을 독점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는 ‘국내산 육우론’을 꺼내들었다. 당에서 키운 소가 ‘국내산 한우’라면, 외국에서 소를 들여와 6개월간 키우면 ‘국내산 육우’, 밖에서 잡아서 먹으면 ‘해외산’이라는 비유다.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우리당 밥을 먹을 생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3월 6일 사퇴한 윤 전 총장은 두 달이 넘도록 잠행을 이어가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은 경제, 외교안보, 노동 등의 이슈에 대해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항상 버스가 2번 선다고 생각한다. 우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하기 전에 서거나, 끝까지 가다가 대선 직전 단일화하거나”라며 “적어도 우리당 대선주자가 되려면 ‘국내산 육우’ 정도는 돼야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당대표 도전을 선언했거나 검토 중인 인사는 10여명에 달한다. 조해진(3선), 홍문표(4선), 윤영석(3선), 주호영(5선), 조경태(5선), 김웅(초선), 김은혜(초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권영세(4선) 의원은 출마시기를 저울질 중이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나 전 원내대표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적어도 1~3등 안에는 들 것이라고 봤다”며 “예비경선(컷오프) 판에서 적어도 유의미한 대결구도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첫 목적”이라고 했다. 당권 레이스가 이른바 ‘나경원 vs 주호영+군소후보’ 구도로 흐르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설명이다. ‘나경원 vs 주호영’의 양강구도가 형성될 경우 ‘수도권 vs 영남’ 구도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나 전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앞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초선 김웅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 전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김웅 의원의 출마를 응원하는데 중진들과의 설전에서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했다”며 “같이 경쟁하면서 도울 부분은 돕고 파이를 키워가겠다. 후보등록 순간부터 치열하게 고민할 부분은 고민하고 다른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당대회를 둘러싼 쟁점인 경선룰에 대해서는 현행(당원 70%, 일반 30%)대로든, 당원 100%든, 일반 100%든 상관없다고 했다. 그는 “대구경북(TK) 지역이라고 해서 제게 불리할 것도 없다”며 “경선룰로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제가 내놓는 급진개혁성 당 개혁안과 제대로 붙을 수 있는 아이디어(공약)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핵심 공약으로는 ▷경쟁 체제 도입 및 개방형 당직 운영 ▷국회의원·기초·광역의원의 능력 검증 등을 제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의 인재풀이 줄어들면 각종 의정활동, 대외정부 투쟁에서 무능함으로 드러난다”며 “기초의원이든 광역의원이든 피감기관을 감시할 수 있는 실력이 보장된 사람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시험을 둘 것”이라고 했다.

청년·여성·장애인위원회 등 당내 조직을 발전적 해체하고 이슈와 현안에 맞게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상설위원회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청년·여성·장애인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당내에 온라인 소통 체계 구축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젊은이가 정치에 참여하고자 할 때 경로가 청년위에 들어가서 10년간 가방이나 드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의 ‘문자폭탄’ 이슈 역시 정치권에 제대로 된 소통 경로가 없다보니 극단적 형태로 발현된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윤희·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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