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0년간 희귀질환 진단·치료·인프라 구축 추진
전국 어린이병원·유관기관 공동 실무 추진 별도 사업부 마련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서울대어린이병원은 고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기부금’ 3천억 원을 접수했다고 29일 밝혔다. 기부금은 2021~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아 진단·치료·임상연구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주요 사업은 ▲소아암 환아 진단·치료 지원 1,500억 원 ▲희귀질환 진단·치료 지원 600억 원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인프라 구축 지원 900억 원 등이다.
소아암 환아 진단·치료 지원기금으로 비급여 고액 유전체 검사비와 면역·표적항암제 등의 치료를 지원한다. 국내 소아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치료 성적은 선진국 대비 10%p 이상 뒤처져 있다. 선진국 대비 고가의 소아암 유전체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면역·표적 치료제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희귀질환 진단·치료 지원기금으로 희귀·응급 유전체 검사, 고액 유전자 치료 및 극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지원한다. 10만 명 이상의 소아 희귀질환자는 수년간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전국 병원을 전전하며 막대한 의료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적시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에 이르거나 치명적 후유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지원이 시급하다.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인프라 구축 지원기금으로 진단·치료기술·약제 연구개발 등 공동 임상연구를 지원한다. 또한, 전국 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 의료정보 연계 DB·시스템·진단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을 출범한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비롯해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참여한다. 소아 암·희귀질환의 진료·연구 플랫폼을 구축해 공동 연구 및 연구기반 환자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의 질병 극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은 전국의 어린이병원과 유관 의료기관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추진체계로 구성되며, 위원회 산하에 소아암/희귀질환/공동연구 사업의 실무 추진을 위한 개별 사업부를 둔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고인의 생명 존중의 뜻을 이어받아 암,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를 지원하고, 대한민국 어린의 의료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한석 어린이병원장(사업단장 겸직)은 “어린이 질환은 성인과 달리 종류가 다양하고, 환자 수는 적기 때문에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전국의 어린이 의료기관이 협력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이 이러한 추진 체계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 사업단’은 조직체계 정비 및 참여 위원 인선을 마치는 대로 2021년 10월 첫 연구과제 및 참여 병원 공모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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