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 통한 압박 정치 카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부동산 현장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성원 국토교통부 장관 직무대행,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이어 소환됐다.
지체되고 있는 낡은 아파트 재건축, GTX에서 소외된 김포, 서울시 결단이 시급한 오래된 토지임대부주택 현장의 성난 민심을 직접 보고 들으라는 민심의 소환이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김포도시철도 고촌역 승강장이 전동차를 타려는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 |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과 관련, 장관 직무대행인 윤 차관이 저녁 퇴근시간 김포공항역 방문을 약속했다. 서울 강남으로 이어지지 못한 GTX-D 노선과 관련, 김포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직접 방문해 체험해보라는 여당 국회의원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포의 출퇴근 시간 혼잡률은 285%에 달한다”며 “윤 차관이 오늘 저녁 6시 반에 당장 김포공항역에 같이 가서 국민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 현장을 직접 봐달라. 국토부 철도국장까지 함께 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자”고 성토했다. 이에 윤 차관은 “조만간 날을 잡아 동행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에게 여의도 시범아파트 방문을 제한했던 오 시장도 같은 날 용산으로 소환됐다. 서울시의회 노석래 민주당 의원은 주택건축본부와 도시계획국 소관 업무보고 중 “오 시장께 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 방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만들어진 중산시범아파트는 건물은 주민이, 토지는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임대부주택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반값 아파트’와 같은 구조다. 주민들은 재건축을 위해 서울시에 토지매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지연이 되면서 한강변에 50년 넘은 낡은 아파트로 여전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노 의원은 “서울시의 도시계획으로 인해 오랜 기간 재산권이 침해된 만큼 이제라도 조합추진위원회의 매수 신청을 받아들여 재건축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현장 방문을 통해 문제를 풀 것을 촉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두번째)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 |
앞서 오 시장은 문 대통령의 여의도 시범아파트 방문을 제안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청와대 오찬 직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여의도 시범아파트 방문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대통령에게 절박한 재건축 필요 현장 방문을 건의했고,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특정해서 직접 방문해주시면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저도 현장에 가보고 심각성을 피부로 절감했던 경험이 있어, 대통령도 현장에 꼭 방문해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확답을 피한 채, 재건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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