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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 안돼"…학폭 피해자는 유서를 썼다[촉!]
부산 해운대구 여중생, 동급생에 학교폭력 당해
피해자 집 무단침입, 머리카락 자르고 돈 빼앗아
경찰 “가해자들은 만 14세…형사처벌은 불가”
피해자 어머니, ‘촉법소년법 폐지’ 靑청원 올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 A양이 동급생들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가해자들이 만 14세 미만으로 ‘촉법소년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A양의 교과서에는 ‘유서’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가 제목을 지운 흔적이 남아 있다. [인터넷 카페 캡처]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같은 학교 여학생의 머리를 자르고 피해자의 집에 무단 침입해 피해자에게 욕설 등을 한 중학생들이 ‘촉법소년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피해자는 유서까지 쓰며 고통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2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14) 양의 부모 B씨는 같은 학교 다니는 C(13) 양과 D(13) 양을 폭행 혐의로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만 14세 미만이라, 촉법소년법에 따라 형사처벌은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진정서를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 대신 가정법원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혐의가 인정되면, 가해 학생들은 형법이 아닌 소년법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소년법은 교화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형벌에 비해 강한 처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중학생 A양이 동급생인 가해자들로부터 머리카락이 잘린 모습. A양의 어머니 B씨가 찍어 한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인터넷 카페 캡처]

B씨가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에 따르면 가해자 C양과 D양은 A양의 물건을 빼앗고, 옷에서 걸레 냄새가 난다고 하며 반 아이들에게 A양의 몸 냄새를 맡도록 하는 등 따돌림을 주도했다.

아울러 가해자들은 쓰레기통을 A양에게 던지고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A양을 협박해 A양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찾아가 집 안에서 A양에게 욕설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A양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기도 했다. 이들은 머리카락이 잘린 A양의 모습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A양의 페이스북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A양의 계정으로 불특정 남성에게 “사귀자”, “만나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욕설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양이 자신의 상황을 비관해 교과서에 ‘유서’라는 제목과 함께 ‘엄마, 나 XX야. 나 너무 힘들어. ○○와 □□가 괴롭혀, 맨날 때리고’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며, 해당 사진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부산시교육청은 이달 중순 관련 사건에 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학폭위 결과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딸의 피해 사실에도 촉법소년으로 처벌하지 못하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청원은 2일 만에 2만1000여 명(이날 오전 10시 현재)의 동의를 얻었다. B씨는 “촉법소년법이 하루빨리 폐지가 되고, 작은 돌에 맞아죽는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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