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500억달러 넘어서
한국 투자자 한달새 17조 매수
정부의 규제 가능성에 급락한 대부분의 가상자산들과 달리 도지코인만 나홀로 상승세다. 20일 오전 도지코인은 20% 가량 급등하며 시가총액 5위 가상화폐로 등극했다.
도지코인은 20일 ‘도지데이(Dogeday)’를 맞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오전 도지코인은 전날보다 20% 가량 상승한 0.3달러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도지코인은 장중 한때 0.43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시총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전 사상 최고치는 16일 기록한 0.42달러였다. 한국 투자자들도 지난 16일간 무려 17조원어치에 달하는 도지코인을 매입하며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903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자동차의 시총보다 많은 것이다. 도지코인이 1달러를 돌파할 경우 1위 자동차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시총도 추월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난으로 시작한 도지코인이 월가 주류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도지코인은 올들어서만 8100% 폭등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분석에 따르면 12월 31일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이날 오전 82만1000달러를 벌어들인 셈이 된다. 이는 1988년 배당금을 포함한 S&P500지수 수익률의 2배를 뛰어 넘는 수치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이 화폐의 마스코트로 정했다.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썼다.
도지코인은 비트코인 등과 달리 기술적 가치는 없고 발행량은 무제한이다. 19일에는 1292억개의 도지코인이 거래됐다.
최근 돌풍과 관련해 빌리 마커스는 “황당하지만 일단 올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도지코인의 갑작스런 오름세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래퍼 스눕 독 등 유명인의 영향이 크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을 언급해 가격 상승을 부추겨왔다.
WSJ은 올해초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집했던 레딧 개미(개인투자자)를 상기하며 “과거에는 기관이 월가를 주물렀지만 이제는 개미들이 월가를 주도하고 있고, 그 개미들의 전형이 지금은 도지코인 개미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