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등하원 도우미를 구인하는 ‘당근마켓’ 게시글. [당근마켓 캡처]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4시간만 근무해주실 우리 아이 등하원 도우미 당근마켓에서 구합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인기를 끈 당근마켓이 동네 구인구직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등하원을 도와주는 아르바이트형(알바형) 도우미부터 주변 대학생 과외, 지역 소상공인 가게 알바 등 다양하다.
최근 당근마켓 앱 ‘내 근처’의 구인구직란에는 지역별로 하루에만 수십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어린 자녀의 등하원 도우미를 구하는 글이다. 근무시간은 일 4~5시간 정도로, 어린이집 등하원 돕기, 식사 챙겨주기, 간단한 집안일, 놀아주기, 책 읽어주기 등이 주 업무다. 시급은 경력에 따라 협의한다고도 적혀 있다.
글을 올린 이용자 대부분은 같은 동네 혹은 가까이 거주하는 사람을 희망하고 있다. 단시간 일하는 만큼 멀리 사는 전문 베이비시터보다는 동네에서 구인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변동에 유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슬로건으로 동네를 겨냥한 서비스를 표방해온 ‘당근마켓’의 방향과 부합한다.
영·유아 등하원 도우미를 구인하는 당근마켓 게시글. [당근마켓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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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상공인도 당근마켓 구인구직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근에 거주하는 근무자를 선호하는 자영업자의 특성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타 매칭 플랫폼과 달리, 수수료 없이 구인글을 올릴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주변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도 과외를 구할 목적으로 당근마켓을 이용한다. 이들은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와 수능 성적, 원하는 시간대와 시급 등을 명시해 글을 올린다.
이 같은 동네 구인구직 서비스의 활성화는 ‘하이퍼 로컬(hyper-local)’이라는 당근마켓의 특징이 극대화된 사례다. 하이퍼 로컬이란, 동네 수준의 좁은 지역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를 뜻하는 말로, 슬리퍼를 끌고 갈 수 있는 범위란 의미로 ‘슬세권’으로도 불린다.
당근마켓 ‘내 근처’ 서비스. [당근마켓 캡처] |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서비스를 계기로 급성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동네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슬로건에 맞게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보를 당근마켓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당근마켓 창업 멤버인 정창훈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앞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동네 정보는 ‘온라인화’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영역”이라며 “포털에서도 찾기 힘든 동네 정보를 속속들이 제공하는 것이 당근마켓의 최대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내 근처’ ‘동네생활’ 카테고리 등을 도입해 동네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내 근처’ 카테고리는 지역 소상공인과 동네 주민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구인구직 서비스 외에도 부동산·중고차·세탁·과외 등 다양한 테마를 제공한다. ‘동네생활’은 지역 인증을 거친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는, 일종의 동네 주민 게시판이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