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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번째 한일전 원정길에 日 방역 시험대까지 오른 ‘벤투호’
25일 오후 7시20분 요코하마서 80번째 한일전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등 빠져 사실상 2군 전력
관중수 1만명으로 2배 늘린 데 이어 日 코치 확진까지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23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한 연습장에서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 [KF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살얼음 승부다. 운명의 한일전에 사실상 2군 전력으로 나서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시험대까지 서게 됐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대치의 전력, 최소한의 접촉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짊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통산 80번째 한일전에 출격한다. 한일전은 애초 3월에 예정됐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코로나19 때문에 6월로 옮겨지면서 3월 A매치 기간을 훈련의 기회로 삼자는 일본축구협회의 제안에 따라 성사됐다.

한국은 79차례의 한일전 상대 전적에서 42승 23무 14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친선경기로 치러지는 한일전은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 맞대결(0-3패) 이후 10년 만이다. 2011년 이후에는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만 네 차례 대결해 한국이 2승1무1패를 기록했다.

벤투호는 부상 등의 이유로 핵심 선수들이 대거 빠진 채 사실상 2군 전력으로 나선다. 손흥민(토트넘)이 최근 햄스트링 부상 판정을 받아 출전이 무산됐고, 황희찬(라이프치히)과 황의조(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은 구단과 보건당국의 코로나 규정 등으로 차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유럽파 중에서는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브루크)만이 합류했다. 출국 직전 주세종(감바 오사카)이 확진 판정을 받고 윤빛가람(울산)이 종아리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잇따라 교체,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다.

이에 반해 일본은 미나미노 다쿠미(사우샘프턴) 등 9명의 유럽파를 차출하며 홈 승리를 벼르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맞대결서 패하면 J리그 출범(1993년) 후 첫 A매치 3연패의 굴욕을 맛보게 된다”며 최근 2연속 패배의 설욕을 부르짖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한 연습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KFA 제공]

벤투호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의 방역 시험대까지 올랐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주변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때 10여명의 선수와 스태프가 대거 확진자가 된 악몽을 겪은 벤투호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당초 5000명만 입장할 예정이었던 닛산 스타디움의 관중 허용 인원이 1만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수도권에 발령됐던 긴급사태가 해제되면서 JFA가 최대 1만명까지 관중을 입장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예상치 못한 접촉 가능성이 상존하는 데다 관중 인원이 배로 폭증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의 사이토 도시히데 코치가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JFA는 사이토 코치와 밀접 접촉자가 없고 선수와 스태프 모두 음성이라 한일전에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일본 대표팀이 지난 21일부터 합숙훈련에 들어간 터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여전한 시기에 굳이 친선전을 해야하느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벤투 감독은 “2019년 11월 A매치를 치른 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까지 만 1년간 한 번밖에 정상적으로 소집을 하지 못했다. 이런 악재를 극복하고 6월 2차 예선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한일전 개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80번째 한일전서는 이강인이 정우영(알사드)과 함께 중원 해결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이정협(경남)과 나상호(서울)를 최전방에는 포진시키고, 좌우 날개에 김인성과 이동준(이상 울산)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는 원두재(울산)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맡고, 좌우 풀백은 박주호(수원FC)와 김태환(울산)이 예상된다.

한편 대표팀은 한일전 이튿날인 26일 오후 귀국한 뒤 곧바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이동해 내달 2일까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하면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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