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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완성은 계좌번호 송금...이 과정서 예방하면 얼마든지 막는다”[미래산업 플러스-김화랑 ‘더치트’ 대표 인터뷰]
김화랑 ‘더치트’ 대표 인터뷰
15년 누적 사기 피해 데이터 122만건
사기범 휴대폰·계좌로 부정이력 조회
3분기 비금융 개인신용평가 사업 진출
택배비 전가 등 비매너지수도 평가지표
실시간 부정 이력 신용도 평가 반영
대부업부터...렌탈·구인구직 확대 예정
“신 파일러 신용평가사업 선도할 것”

“사기 피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이력이 없는 1300만 명을 위한 신용평가 서비스를 올해 3분기 선보이겠습니다.”

김화랑 더치트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사기 피해 방지 플랫폼 더치트가 15년 간 쌓인 데이터를 기반, 비금융 개인신용평가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사기범의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 등 각종 범죄 데이터가 신용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2006년 1월 더치트 홈페이지가 개설된 뒤 현재까지 피해 데이터만 122만 여건이 쌓였다. 등록된 사기범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개수는 82만 건, 연간 조회량은 8억건에 이른다. 이를 통해 신용평가 대상자의 부정 이력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올 3분기 범죄 데이터 기반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용평가에 애를 먹고 있는 1300만명의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요 대상이다. 최근 네이버도 금융 문턱이 낮은 신 파일러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더치트 신규 사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기피해 데이터 122만건...사기예방 효과 66%=더치트는 전자상거래에서 사기범의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피해자들이 사기범의 신상 정보를 올리고, 이용자들은 계좌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검색해 피해를 예방하는 식이다. 더치트에는 하루 평균 671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등록된 사기범 계좌번호는 58만 여개, 휴대전화 번호는 24만 여개에 달한다. 2006년 1월 서비스를 출시, 15년 간 누적된 피해 정보 데이터베이스(DB)는 122만 건을 넘어섰다.

더치트는 김 대표의 실제 피해 경험에서 탄생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3차례 거래 사기를 겪었다. 당시 사기범은 동일한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를 1년 넘도록 이용하며 사기 행각을 이어갔지만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점에 착안, 김 대표는 사기범의 정보를 공유해 피해를 예방하는 더치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출시 첫해부터 사기 예방 효과는 나타났다. 2006년 경찰청에 접수된 인터넷 사기 민원이 4분의 1 가량이 줄었다. 실제 더치트가 한 대형 은행과 데이터 검증을 한 결과 최대 66% 사기 피해 방지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김 대표는 “상위 10개 은행에 더치트 솔루션이 적용되면 현재 금융 사기의 90%까지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기 7년간은 무료로 운영됐다. 김 대표가 넥슨·넷마블 등 회사 생활로 번 돈을 서버 운영비 등으로 충당했다. 이후 네이버를 시작으로 IBK기업은행, SK텔레콤, 번개장터, 토스 등 이통3사·금융·핀테크·PG사(결제대행업체) 등 각종 제휴처를 확대했다. 해당 서비스에서는 사기범의 휴대전화 번호·계좌번호 정보가 제공돼 사기 피해 예방이 가능하다.

갈수록 지능적인 사기 수법이 늘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막는 해법은 분명 존재한다. 최근 3자 사기, 중고나라론, 보이스피싱 등 새로운 유형이 기승을 부리지만 사기의심 계좌번호만 파악한다면 송금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범죄가 완성되기 위한 관문은 계좌번호로 송금하는 단계”라며 “이 과정에서 예방할 수 있다면 새로운 범죄 방법론이 나와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업부터 공략 이후 렌탈·구인구직 확대=더치트는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해주는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개인 신용평가가 대출 및 상환 이력, 카드 사용 내역 등 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했다면 더치트는 비금융데이터 기반으로 책정한다. 금융 이력이 없어 불편함을 겪는 국내 1300만명의 ‘신 파일러’들도 쉽게 신용을 평가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용도 평가에 활용되는 비금융데이터의 핵심 기반은 더치트에 조회된 이력이다. 김 대표는 “지난 한해에만 연락처와 계좌번호 8억건 가량이 검색됐다”며 “15년 간 쌓인 데이터에 금융사기 예방 활동과 관련된 데이터가 결합된다”고 말했다.

단순 사기 이력만 반영되는 건 아니다. 개인 간 거래서 발생하는 세부 사안도 평가 요소로 활용된다. 그 중 하나가 이른바 ‘비매너 지수’다. 김 대표는 “망가진 물건을 보냈다거나, 택배비 포함으로 거래했으나 실제로는 착불로 보낸 경우 등 사기는 아니지만 신뢰도 측면에서 분석할 만한 데이터가 많다”고 말했다. 크롤링(crawling·웹상에서 데이터 자동 수집 행위)을 통한 소셜 데이터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예컨대 띄어쓰기, 맞춤법 능력, SNS 인맥 분석 등이 반영되는 식이다. 이처럼 신용도 평가에 반영되는 요소만 10여 개가 넘는다.

기존 신용평가 모델 대비 강점은 ‘실시간 반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치트에 올라오는 실시간 부정 이력들이 신용도 평가에 반영된다. 가령 새로운 부정 이력이 올라오면 이를 기점으로 신용평가도 달라지는 식이다. 주민등록번호 기반이 아닌 휴대폰 번호와 계좌번호 기반 책정 방식도 차이다. 이를 통해 연락처만 있어도 일정 수준의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다.

더치트가 우선 공략할 영역은 대부업이다. 김 대표는 “기술성숙도(TRL) 7단계에 이르러 상용화 수준에 도달했다. 3분기 대부업을 시작으로 렌탈, 구인구직 등 분야로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도 검증이 쌓이면 대부업을 시작으로 1금융권까지 역으로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비금융정보는 어디까지나 기존 개인신용평가의 보완재로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2년 법인 설립 후 지속 흑자 기조를 이어 오고 있다”며 “더치트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신 파일러 시장에서 신용평가 사업을 선도하는 업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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